진달래 / 淸草배창호
산등성마다 화염의 바다를 이룬
四月의 사랑이 기다리는 박동 소리에
이내 쏟아질 초록의 마중물로
산허리를 휘감는 봄날의 메아리가
목련의 치맛자락만 펼치는 줄 알았는데
꿈의 선율처럼 만산滿山에 일고 있는
봄눈 녹이듯 진홍빛 연서가 춘정을 빚어
고향 툇마루에 앉아 있는 누이를 닮아
넘치도록 채워도 아깝지 않은
눈길 닿는 곳마다 성냥불 같은 꽃노을이 인다
상춘의 한 때가 절창이라 한다지만
갈길 급한 봄날은 머무름이 짧아
들쑤시는 봄이 차고도 매운데
사랑에 빠져 심장까지 개봉하는
속물이래도 아서라, 참꽃술이라도 빚어
즈려밟고 가는 해라도 붙들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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