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창호시인님 글방

꽃비 / 淸草배창호

덕 산 2024. 4. 8. 16:34

 

 

 

 

 

꽃비 /淸草배창호

벚꽃이 흐드러진 봄날이 눈이 시려도
내 안에 소복한 임의 인기척에
설렘은 온통 호수에 잠긴 달빛같이
소중한 인연에 감사하고
환희가 짧은 긴긴 이별을 예감한
바람에 덧없이 변해버린 꽃비의 뒤안길,

이별의 정한情恨을 지척에 둔
눌러앉은 이내 봄 꿈에 불과한 것을
걸림도 없고 애달파할 것도 없는데
놓지 못하는 애끓음을 어 이하리야,

초연하리만큼 열흘이면 지고 말 절기에서
망막 넘어 놓고 가는 회귀回歸의
가시리잇고 가슴앓이마저
홀연히 즈려밟고 갈 고혹한 환송이
눈시울에 맺힌 남은 그리움의 고적을
차마 어찌하라고 네, 알고나 떠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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