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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겨울 그리고 봄이 오는 길목 / 나상국

덕 산 2024. 3. 8. 08:41

 

 

 

 

 

가는 겨울 그리고 봄이 오는 길목 / 나상국

 

가는구나 올 때처럼 그렇게 흩날리어

머나먼 길 찾아서

또 그렇게 많은 날을 흩날리어 가는구나

너 오는구나 오고 있구나

땅속 두꺼운 얼음 켜켜이 밀어 올리고

피어나는 설련화 노랑 꽃 앞세워

봄의 전령사 되어

봄을 가늠하여 오는구나

차가운 구들장 얼음 속 발 담그고

온몸으로 몸부림치더니

솜털 옷 두껍게 입은 버들강아지

바람난 처녀의 봉긋 벙글어 오른

가슴 같은 설레임 으로

손 흔들며 산들산들 흔들리며

워킹 하듯 오는구나

저 추운 시베리아 너른 벌판

꿈에도 그리던

네 고향을 찾아서 떠나가는

찬 겨울 바람

가지 말라고

붙잡아도 갈 것이고

봄 오는 너는

오지 말라고 길목을 막아도

올 것이다

 

오는 너는

너른 학교 운동장 담벼락 아래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파릇파릇

고사리같이 어린 손 흔들어

어린 시절 코흘리개 친구들의

쫀드기 같은 기억속

봄을 이야기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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