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부모님 산소 은하수 공원에 모시며...

덕 산 2022. 12. 30. 19:22

 

 

 

 

부모님 산소 은하수 공원에 모시며...

 

2001년도에 어머니께서 사망하시고

2002년도에 아버지께서 사망하시어 부모님 산소를 합장하였다.

부모님 사망하신 후 금년까지 20여년을 벌초와 산소 관리를 하였다.

 

매 년 3차례 벌초와 잡초가 자라지 않도록 제초제를 2회 살포하였으나,

산소 잔디 상태는 좋은 편이 아니었다.

몇 년 전 무더운 날 벌초 후 더위 먹었는지 온열병이 와서

병원에서 몇 시간 동안 수액을 맞은 후부터 벌초하기가 겁이 났다.

그래서 매 년 3회하던 벌초를 2회로 줄이고 제초제 살포는 년2회 씩 하였다.

 

 

 

 

 

 

금년 여름 벌초 후 장조카와 벌초와 관련해서 앞으로 어떻게

산소 관리하면 좋을지 대화한 후 두어 달 지나서 형님한테 연락이왔다.

“아버지 어머니 산소를 파묘하고 세종시에 있는 은하수 공원으로 모시겠다”고 한다.

 

조카는 군청에 가 행정적인 절차를 알아보고 은하수 공원 담당자와

이장에 관한 절차와 비용 등 상의했다고 말한다.

11월 22일 파묘하기로 날자를 정해서 조카들과 나 그리고

여동생이 파묘하는 날에 산소에 모였다.

 

 

 

 

 

 

 

파묘 전 상석에 제주와 포를 올리고 배를 올린 후

전문업체에서 포크레인과 장비를 가져와 작업이 시작되었다.

아버지께서 적어주신 내용으로 묘비를 만들고

상석, 망주석 그리고 봉분 둘레석까지 아버지께서

유언처럼 남기신대로 산소를 꾸렸는데

파묘가 시작되자 그동안 산소 관리에 어려웠던 일들과

부모님 생전의 모습이 떠올려져 서러운 감정을 억제하기 어려웠다.

 

부모님 유골은 소형관에 정성스레 모시고 산소에 있던

묘비, 상석, 망주석, 둘레석은 파묘 자리를 더 깊이 파고 모두 묻었다.

산소는 사라졌어도 산소 주변은 그대로 남겨두기로 했다.

 

 

 

 

 

 

화장장에서 화장 후 조카는 부모님 유골함을 가지고

은하수 공원으로 향했다.

조카는 “은하수 공원에서 유골 보관 후 표지석이 약 2주 후

준비되면 잔디에 모셔진다고 말하며 삼촌과 고모는 모셔진 다음에

은하수 공원으로 오시라”고 말한다.

 

그동안 혹한과 눈이 자주 내려 부모님 계신 은하수 공원을

찿아가지 못하다가 며 칠 전 공원사무실에 “참배할 수 있는지? 질문하자”

담당자는 "제설 작업을 하니까 참배하실 수 있습니다." 라고 해서

오늘 아들 녀석과 간단하게 제주, 포, 과일 등을 준비해서 은하수 공원에 갔다.

 

 

 

 

 

 

정원 IC에서 8Km 거리에 있으며, 주변 산새가 수려하다.

내가 다녀본 몇 군데 공원묘지 중 주변 경관과 시설이 제일 훌륭하다.

염려되었던 마음이 입구에 들어서며 해소되고

안내 표지판을 따라 부모님 계신 곳으로 향했다

세종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그런지

안내 표지판 등 관리가 잘되어 기분이 좋았다.

 

부모님 성함이 적힌 표지석을 보자 마음이 울컥해진다.

고향 마을에 산소는 외관상으로 어느 산소 못지 않게 훌륭했는데

조그만 표지석을 보니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솟구친다.

 

 

 

 

 

 

돗자리를 펴고 몇 가지 제물을 진설하고

아버지께 올리는 제주를 컵에 가득 채우고

어머니께는 따뜻한 음료를 올리고

"아버지 어머니 저희가 이제야 참배하러 왔습니다."라고 말하며 절을 올렸다.

 

절을 하고 일어서는데 중천에 붉은 해가 우릴 정면으로 바라본다.

오늘 따라 햇살이 포근하게 느껴진다. 

어머니 살아생전 자식을 보시면 웃음으로 반겨주시던 모습을 해가 대신 해주는듯... 

양지바른 곳에 계셔서 안심이되고 마음이 편해진다.

염려했던 것보다 좋은 위치에 계셔서

집에 오는 길 내내 편한 마음으로 올 수 있었다.

 

- 2022. 12.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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