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군이 집정할 때의 일이다.
청나라에서 온 사신을 데리고 여기저기
구경을 시켜주던 조선의 관리가 경복궁을 보여주었다.
"저 건물을 짓는데 얼마나 걸렸소"
"글쎄요, 한 삼 년쯤 걸렸을 겁니다."
그러자 청나라 사신이 거드럼을 피우며 비웃듯이 말한다.
"삼년이라...우리 청나라에서는 1년이면 충분할 것을."
잠시 후, 창덕궁 앞에서 청나라 사신이 다시 물었다.
"그럼, 저 건물은 얼마나 걸렸소이까?"
"저건 1년밖에 안 걸린 것으로 압니다만."
"쯧쯧...청나라에선 석 달이면 충분하오."
청나라 사신의 허풍에 기분이 상한 조선 관리는 묵묵히 남대문으로 발걸음
을 옮겼다. 그러다가 남대문 앞에 이르자 갑자기 고개를 갸우뚱하며 의아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어, 이상하다! 이 대문은 어제 아침까지만 해도 분명히 없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