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4월 애상(哀傷)

덕 산 2022. 4. 18. 11:18

 

 

 

 

4월 애상(哀傷)

 

어느새 4월의 중순 끝자락을 가고 있다.

매 년 온갖 꽃들이 만개한 4월을 마음 아파하며 여러 해를 보냈다.

 

작년 다리골절로 수술 받았던 아들 녀석이

일 년이 경과하여 뼈에 삽입했던 고정 핀 제거 수술을 월초에 하고

2주가 지나서 지난주 토요일 봉합했던 실밥을 제거하였다.

 

회사에 담당 의사가 작성해준 진단서를 제출하고

2주 병가 신청 후 입원해서 제거 수술후에 집에 있는 동안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같이 생활하자니 숨통이 막히는 것 같다.

본인은 더 신경 써지겠지만 병가 신청한 2주가

몇 개월 보내는 것 같이 신경 써진다.

 

오늘 병가 기간이 끝나고 첫 출근하는 날인데

회사에 대해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는지

표현하지 않지만 평상시 보다 월등히 일찍 출근했다.

 

아들 녀석이 수술 후 집에 있는 동안...

딸내미한테 사위가 다리가 골절되어 병원에 입원했다는 전화가 왔다.

손주 녀석들이 놀이터에서 놀고 있었는데

놀이터에 가다가 넘어져서 골절되었다고 한다.

 

 

 

 

 

 

 

옛말에 접시 물에 빠져 죽는다는 말이 있는데

놀이터에 가다가 골절이라니 믿어지지 않는다.

사위는 그 동안 병원에 입원치료하며 수술 받고

이틀 전에 깁스하고 퇴원해서 집에서 요양 중이다.

 

사람이 살아가며 삶이 물 흐르듯 순탄하게 생활할 수는 없지만

해마다 4월에 찿아 오는 애상(哀傷)이 이어지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도대체 알 수 없다.

 

아들 녀석이 봉합된 수술부위의 실밥을 제거했다는 소식을 듣고

둘째 처형이 집사람에게 다녀가라는 전화가 왔다고 말한다.

가족 모두 마음이 편치 않은 상태라 기분 전환 할 겸해서

다녀오자고 집사람에게 말하고 토요일 오후 서둘러 출발했다.

네비가 서해안 고속도로와 경부고속도로로 안내하지 않고

삽교호 방조제 쪽으로 안내한다.

 

고향에 다니면서 처음 이용하는 도로다.

주행하는데 정체되지 않고 수월하게 당진IC로 나간 후

서해안고속도로로 진입하였다.

서해대교 지난 지점이라 도로가 막힘없이 원만하게 소통되었다.

 

어느새 산야는 연초록빛으로 물이 들고 논과 밭에서

농사 준비하는 농부들의 모습도 보인다.

고속도로 주변 산에는 산 벚꽃과 복숭아, 조팝꽃이 만개해서

나들이 하는데 기분을 업시켜 주고 힐링 되는 기분이다.

 

 

 

 

 

 

 

처형댁으로 가는 도로에 가로수로 식재한 동백나무 꽃이

활짝 피우고 우릴 반겨주고 있다.

검붉은 색이 너무 진해서 가슴이 뭉클함이 느껴진다.

바다는 잔잔하고 갈매기도 소리 내어 반겨준다.

 

일요일... 부모님 산소에 가서 상석에 부모님께 올릴

술(酒)과 음료를 진설(陳設)하고 절(拜)을 하였다.

“아버지 어머니 저희 가족 건강하게 지켜주세요

그리고 부족한 진설이지만 흠향(歆饗)하세요“ 라고 말했다.

 

구정 무렵에 잡초가 발아되지 않도록 입제로 된 제초제를

뿌렸는데 겨울철에도 죽지 않는 긴 줄기의 청풀이 다수 있어

농약을 구입해서 분무기로 산소와 주변에 뿌려주었다.

농약 살포한 게 효과가 있다면 벌초할 때 예초기 칼날을

잡초가 감지 않아 수월하게 작업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다.

 

부모님 산소에 다녀오면 마음이 편해진다.

당질을 만나 이런저런 살아가는 대화도 나누고...

 

언제나 그렇듯이 처형이 챙겨준 야채와 생선이 차에 가득하다.

장모님 생전 모습과 닮은 모습이다.

처형댁 근거리에 위치한 식당에서 점심식사하고 집에 오는데...

 

네비는 내려갈 때와 같이 삽교호 쪽으로 안내한다.

“또 다시 4월의 애상(哀傷)이 찿아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집에 오는 길 내내 하면서 올라왔다.

푸르런 산야와 같이 건강하고 희망찬 삶이 이어지길 기원해본다.

 

- 2022. 4. 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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