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행복하다는 친구의 삶

덕 산 2022. 1. 6. 09:24

 

 

 

 

 

 

젊었을 때부터 무척 열심히 살아온 친구가 있다.

IMF 시절...

그 동안 땀 흘려 일궈낸 사업이 부도가 나고

힘들게 역경을 이겨내며 자기만의 삶을 가꾸며 생활하였다.

 

그러던 친구가 5년 전부터 혼자 생활하게 되었다.

외롭고 혼자 사는 게 힘들다고 이따금 전화해서 넋두리 늘어놓으면

나는 우리 나이에 혼자 생활하는 게 오히려 편하지 않느냐고 말해주며,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나 운동을 하라고 권했다.

친구는 서운해 하며 내가 자기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었다.

 

그러던 친구가 재작년...

결혼 중계소에 적당한 여자를 소개해 달라고 신청하고

중계소에서 소개하는 여자 몇 명을 만났으나,

본인이 원하는 이상형을 찿지 못하고...

 

작년...

지인의 소개로 여성을 만났는데

서로 대화 상대가 되고 외모도 괜찮다며 들뜬 목소리로 전화가 왔다.

나는 친구가 늦으막이 여자를 만나서

경제적인 것 때문에 여자가 친구에게 접근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

친구가 염려되어 잘 관찰해서 선택하라고 말해주었다.

 

다른 친구도 그 친구가 염려되어 나와 동일한 내용으로 말했다고 한다.

그러던 친구가 열애에 빠졌는지 차츰 소식도 뜸해지고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서 전화하면 잘 지낸다고 말한다.

 

엊그제 친구한테서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고 전화가 왔다

코로나 발병 이후 못 만났으니 거의 2년이 다 되어간다.

맛 집으로 소문났다는 염소고기 전문 식당에서 식사하며

이런저런 살아가는 얘기를 나누는데

마스크 벗은 친구 얼굴이 2년 사이 더 젊어지고 얼굴에 웃음이 가득하다.

 

 

 

 

 

 

 

 

평상시 친구들을 만나도 무덤덤한 표정으로

의례적인 인사만 나누던 친구였는데...

이럴 수가... 사람이 이렇게 변할 수가 있는지?

2년 이라는 시간이 지났는데 오히려 더 젊어진 친구 얼굴에 놀랄 수밖에...

유행가 가사처럼 사랑을 하면 예뻐지는지?

“야 너 어떻게 얼굴이 더 좋아졌냐?

니 얼굴이 너무 좋아 나도 기분이 좋구나

그래 행복해보여서 다행이다.” 라고 말하자

 

친구는 “산다는 게 혼자 생활하는 것 하고

누군가를 기다리고 집에 올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지인이 소개해줘서 만났는데 상대방의 삶을 서로가 이해해주고

지금까지 몇 개월 같이 생활해보니 경계할 정도의 여자가 아니더라”

라고 말하며 행복해 하는 게 역역하다.

 

친구를 위해 여자 조심하라고 말했던 내가

친구의 행복해 하는 언행에서 오히려 미안해진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소망하며 살아간다.

생각과 가치관에 따라 행복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

 

나이 든 사람들은 안정되고 편안하게 살아가려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함께하는 가족이 있어야 한다.

친구에게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의미심장한 인생철학을 배운 날이다.

 

대다수 사람들은 흔히 말하길...

삶에는 정답이 없다고 말한다.

행복의 조건을 갖추고도 만족을 모르는 사람이 있고

살아가는데 부족함이 있어도 만족하며 행복해 하는 사람도 있다.

함께하는 사람이 있어 행복하다는 친구의 말을 듣고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친구야!

“늦으막이 만난 반려자와 알콩달콩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가기 바란다.”

 

- 2022. 1. 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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