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것 다가오는 것
김홍우(khw***) 2020-04-03 12:00:54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하는 말은 우리 생활 속에서 명언(名言)으로 명문(名文)으로 명구(名句)로 정착되었다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이 말을 하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으며 심정으로 드러나는 모양 또한 여러 얼굴들에서 확인할
수도 있는바 이고 저 역시 가끔은 읊조려 보는 말이기도 하며 과연 오늘날 이렇듯 세상에 만연과 확산을 더하여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것들이 ‘어서 빨리 지나가 버리길’ 바라는 마음들이 그렇지 않아도 산적한 힘든 모양들 속에서
연속 되어지는 바람이 분명합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휴.. 그래요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큰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주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 말을 하는 이들을 가만히 살펴보면 그 대부분이 크든 작든 어떠한 형태나 모양의 것으로이든 ‘어려움’에
봉착한 이들입니다. 그래서 빨리 ‘지나가 버리기를’ 바라는 마음이지요. 그리고 그 ‘지나감’이란 말속에는 그 어려움이
해결, 희석, 무마, 회복되기를 바라는 속내가 있습니다. 그래서 다시는 그 일로 또 시달리는 일이 없기를, 힘들고
어려워하는 일이 번복되지 않기를 그리고 사안에 따라서는 영구히 기억 될 일도 없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몸이 아픈 것, 마음이 상한 것 등이 여기에 해당 되는 것인데 거기에는 빚, 궁핍, 곤란, 원망, 미움, 오해와 누명 등의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고통들은 빨리 지나가버리는 것으로 훌훌 또는 툭툭 다 털어버리고 희망의 ‘새 날’을
맞이하고 싶은 것이지요. 그런데 또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날들 중에는 그렇게 빨리 지나가 버리지
않기를(!) 바라는 일들도 역시 많다고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어떤 이의 어느 날은 하루가 10년 같고 또 어떤 이의
어느 날은 10년이 하루 같다고 말하게 되기에 어느 쪽에는 지겨움 어느 쪽에는 아쉬움이 있는 것입니다.
쯧 그것이 인생이지 뭐.. 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이지만 그것들이 나의 당면문제들이 되어 진 경우에는
그렇게 넘어 갈 수 만도 없기에 휴.. 하게 되지요..
그런데 여기에서 짚고 넘어갔으면 하는 것은 많은 이들이 그렇듯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하는 것이 많이 있어 늘
그렇게 되기를 구하고 기원하며 기도하지만, 그렇게 지나가 버리는 것이 있으면 또 분명한 것은 그 ‘지나가 버린
자리’를 채우려고 ‘다가오는 일’이 있다는 부동의 사실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필히 다가 올 것에 대하여서는 ‘지나갈 것을’ 바라는 것처럼 큰 염원의 모양을 가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지나가야 할 일’은 현재의 일이고 ‘다가오는 일’은 미래의 것이기에 당장의 수고와 애씀의 필요 없이 그저 싫든 좋든
다가오게 되는 것이라서 그런 것일까요.. 마치 잡아놓은 물고기에게는 먹이를 주지 않는 것처럼 당연히 내 것이 될 것이기에..
“바람 같이 지나간다.”
라는 말들을 자주 합니다. 빠르다는 말이기도 하며 잡을 수 없다는 말인 동시에 막을 수도 없다는 표현의 복합입니다.
혹시 바람의 원리를 아십니까? 바람이라고 하는 것은 ‘공기의 이동’의 다른 말이며 또 그 바람의 대부분은 ‘시원한 바람’
혹은 ‘차가운 바람’입니다. 해가 뜨면서 대지를 비추면 밤새 가라 앉아있던 ‘차가운 밤공기’들이 뜨거운 태양빛에
달구어지면서 ‘더운 공기’가 되고 열상승의 법칙에 의해서 위로 올라가게 되지요. 그러면 그 비어진 자리를 아직
더워지지 아니한 공기들이 들어와 채우게 되는데 바로 이 공기의 이동이 ‘바람’입니다. 그래서 바람의 대부분은
지금 현재의 온도 보다는 낮기 때문에 ‘시원한 느낌’을 주는 것이고 그것이 빠른 이동의 모양이 될 경우에는 더욱
강하고 차가운 바람이 되기도 하는데 곧 ‘겨울바람’ 같은 것이며 자연의 모양을 더욱 얼어붙게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시원한~ 바람~”
하고 노래를 하면서 나에게 유익한, 내가 좋아하고 내가 원하는 모양의 바람이 불어오기를 원하고 고대합니다.
글이 서툴러 조금은 장황한 바람 설명의 모양이 된 것은 그렇듯 어두움 속에 자리하고 있었던 ‘찬 공기’가 물러난
자리에는 반드시 ‘다른 공기’가 들어와 대신한다고 하는 것이 마치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그렇게 지나간 자리에는
또한 꼭 새롭게 들어와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있고 그와 같은 모양의 반복이 매일의 삶의 모양과 같기도 한 것을
말하고자 한 것입니다.
크든 작든 약하든 강하든 세상에 바람이 불지 않는 날이라고는 없으며 ‘내일’이 오지 않는 ‘오늘’이라고는 또한 없습니다.
그래서 ‘바람 불어 좋은 날’이라는 영화제목도 있었던 것일까요.. 모든 걱정 근심 염려의 모양을 훨훨 날려버리는
바람이라는 것에서.. 허허. 그래서 상기한 모양처럼 우리들의 현재 속에 내 앞에 ‘아무 것도 아무 일도’ 없는 때는 없고
그 무엇 또 어떤 것이라도 내 눈앞에서의 그 쉬지 않는 전개를 계속하고 있는 것이므로 그러한 시각으로 본다면
우리들이 살아가는 날들의 모양은 ‘지나가는 것들’의 연속이며 ‘다가오는 것들’의 연속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바람의 이상으로 “그 또한 다가오리라.” 하는 당연한 기대의 밝은 모습으로
내 앞에 다가와 주어지는 날 들과 시간들을 감사와 기쁨으로 맞이하여야 할 것입니다. 매일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영원한
반복은 아니고 나의 수명이 다 할 때까지인 만큼 더욱 이것을 잊지 말아야 하며 그렇게 ‘지나가고 다가오는’ 하루하루의
소중함을 잘 품어야 하며 또한 그렇게 반복하여 다가오는 괴롭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미움이나 낙담으로 팽개치거나
거기에 공히 흔들리거나 좌우되지 아니하는 모습으로 ‘나에게 주어진 삶’의 모양을 반듯하고 굳건한 의연함의
모양으로 이어갈 줄 알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힘의 원천은 잃지 않는 기대와 소망이며 희망인 것이기도 하지요.
이것은 ‘모든 괴로움과 고통의 일’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모양을 꾹꾹 눌러 참으라는 것이 아니라 기쁘면 하하 크게 웃고
슬프면 엉엉 통곡을 하며 괴로우면 끙끙 앓고 좋으면 크게 소리 지르는 것으로 나의 마음을 세상에 알려 작금을 현재로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그 같은 희노애락에 대하여 심정적 만으로도 함께 공유토록 하면서 날마다 빠짐없이 우리에게
딴죽처럼 놓여지는 ‘어서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이 또한 한 마음으로 함께 물리치는 모습이 되어져서 그처럼 빨리
‘지나가 버리도록’ 하여주고 또 그보다는 지금도 꼭 필히 분명히 ‘다가오는 일’들에 대하여서 밝고 생기 차며 활기 있는
모습으로 맞이하며 ‘지난 것들이 준 상처’에만 신경 쓰고 아파하며 후후 불고 있는 안주의 모습들이 되지 맙시다하는
취지에서 이 글을 썼습니다.
작금의 세상과 우리 사회를 횡행하고 있는 코로나19 같은 것은 물론 지금도 누군가의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고
있는 마음 속 갈급함의 일들이 과연 속히 지나가도록 기도합니다.
- 산골어부 202043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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