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글

아름다운 어머니의 거짓말

덕 산 2012. 8. 5. 11:53

 

 

 

 

 

솔솔솔 비린 내음과 함께 커져 오는 어머니의 얼굴!

한 입 두 입 국물을 떠먹다 말고

아들의 두 눈에서 눈물이 주르륵 흐른다.

명태 머리와 꼬리만 드시던 어머니 생각에.

 

어려웠던 시절

오랜만에 장에 가신 어머니는 큰 맘 먹고

명태 한 마리를 사 들고 오셨다.

 

 

그날 저녁 맛있게 명태국을 끊인 어머니,

아마도 어머니는 생선을 여덟 등분했나 보다.

국자를 이용해 가장 큰 가운데 토막은

할아버지 국그릇에,

다음으로 살이 많은 것은 할머니 그릇에,

다음 큰 것은 아버지 그릇에….

 

 

그렇게 차례대로 형, 나, 막내의 그릇에 생선

한 토막씩을 넣어 주셨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머리와 꼬리는 어머니 차지였다.

 

 

한번은 어린 막내가

“엄마는 왜 항상 머리와 꼬리만 먹어?”

하고 묻자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응, 어두육미라고 머리와 꼬리가 맛있거든…” 하셨다.

 

 

“그럼 나도 좀 줘.”

어머니는 잠시 머뭇거리다 머리와 꼬리부분을

막내 국그릇에 넣어 주셨다.

“에게 게, 살이 하나도 없잖아. 나 안 먹을래. 엄마 먹어.”

막내에게서 도로 받은 생선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어머니는 정말 맛있게 잡수셨다.

 

 

어린 우리는 그때 어머니 말씀이 참인 줄 알았다.

그 뒤로도 오랫동안 그 말을 참이라고 믿었다.

그러기에 어두육미(魚頭肉尾)라는 한자성어까지

생겨났겠지 그렇게 여겼다.

 

 

네번째 알찬 부분을 먹던 큰아들은 어른이 된 다음에야

어머니의 그 말이 거짓임을 알았다.

 

결혼 뒤 아내와 모처럼 시장에 가 생선을 샀다.

“머리랑 꼬리 부분 잘라 드릴까요?” “예.”

“아니 왜 그 맛있는 데를 버리세요?”

“네? 요즘 이걸 먹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저씨는 어두육미라는 말도 모르세요?”

 

 

“어두육미요?

소꼬리는 맛있는지 모르지만 생선대가리를

무슨 맛으로 먹어요.

옛날에야 먹을 게 워낙 없으니까

그거라도 끓여 먹었는지 모르지만….”

 

 

순간 어머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난다는

아브라함 링컨의 고백이 비수처럼 가슴에 와 꽂혔다.

그 뒤로도 아들은 어버이날이 돌아오면 명태국을 끓인다.

 

맛없는 물고기의 머리와 꼬리 부분을 그렇게도

맛있게 드시던 어머니의 그 큰 사랑을 가슴에 새기기 위해….

 

지금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눈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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