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머리를 지나
홍태 거리에 이르자
질펀하게 트인 고읍들이 한눈에 들어왔다.
"엄니이........"
들목 댁은 엉겁결에 어머니를 부르고는
손으로 입을 가렸다.
들 몰을 보자 알 수 없는 서러움이
울컥 솟았던 것이다.
언제나 홍태 거리에만 다다르면
어디에선지 어머니의 냄새가 물씬 풍겼다.
이상스럽게도 그 냄새는 언제나 싱싱했고
언제나 슬픔이었다. 자식을 낳아 기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그 냄새는 진한 그리움이었다.
가난을 이기고 살아온 어머니의 고생을,
가난 속에서 자식들을 기르며 겪었을
어머니의 마음 아픔을 깨달아가면서
그 그리움은 진해져가는 것이었다.
--- 조정래의(태백산맥 1)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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