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명 기자
"굉장히 덕(德)이 많으신데, 조상님이 기(氣)를 막고 있네요."
지난해 1월 서울 강동구 천호사거리 근처를 걸어가던 여대생 A(21)씨에게
한 40대 여성이 웃으며 다가와 말을 걸었다. 한 종교 단체 신도로
길거리에서 전도(傳道) 활동을 하던 박모(여·40)씨는 A씨에게 "지금 바로
조상님께 제사를 지내지 않으면 가족이 모두 지옥에 갈 것"이라며
"비용을 대면 함께 제사를 지내주겠다"고 했다.
박씨의 말에 홀린 A씨는 지갑에서 현금 25만원을 꺼냈고,
박씨는 A씨를 데리고 인근 종교 시설로 가 제사를 지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끌려 제사까지 지낸 A씨는 지적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 지능'을 갖고 있었다. A씨의 어눌한 말투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자신을 덥석 따라나선 것을 보고 A씨를 속일 수 있다고 판단한 박씨는 그날 이후
A씨에게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수십 차례 만나기도 했다.
A씨도 자신에게 호감을 표하는 박씨를 따랐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 박씨가 "종교 모임에 쓸 경비가 필요하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A씨는 부모님이 준 대학 등록금과 아르바이트로 모은 300만원까지 모두 빌려줬다.
박씨는 A씨에게 분식점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주고 급여의 절반을 자기 몫으로 챙기기도 했다.
또 A씨 이름으로 제2금융권에서 2600만원을 대출받아 가로채는 등 A씨로부터 총 3600여만원을 뜯어냈다.
그러다 최근 A씨의 부모가 박씨와 주고받은 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을 보고 송파경찰서에 신고했고,
경찰은 박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박씨가 부모님께 알리면 큰일 난다고 했다"며
"좋은 언니인 줄 알았는데 나쁜 언니"라고 했다고 한다.
- 출 처 : 조선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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