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백건 기자
입력 : 2015.04.20 12:29 | 수정 : 2015.04.20 12:52
지난 10일 공개된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이 오른 8명의 여권 최고위 인사들이
서서히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에 대한 공격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사건이 터진 직후만 해도 “고인(故人)에 대해선 말씀 드리지 않겠다”며
성 전 회장에 대한 직접 공격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들 ‘메모 8인방’ 중 일부는 최근 성 전 회장을 겨냥, “세상 모든 일을 돈으로 해결…”,
“폐습(弊習)을 (행)해 오셨던 분”이라며 ‘전면전’을 벌이는 듯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총장 출신으로 친박(親朴) 핵심으로 꼽히는 홍문종 의원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성 전 회장이 (작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도와주지 못한 죄,
(작년 지방선거 서산·태안군수) 공천 때 도와주지 못한 죄 등 뭐 이런 것들로 인한 괘씸죄 아니었을까 생각한다”며
“성 전 회장이 (부탁을 거절하자) 정말 곤혹스러워하고 섭섭해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고 했다.
홍 의원은 “고인을 폄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면서도 “그 분이 성장해 온 배경(을 보면) 대한민국에서
없어져야 할 좋지 않은 폐습과 악습들을 해오셨다고 (한다).
사면이 됐지만 두 번이나 이미 감옥에 갔다 오신 분”이라고 했다.
이어 “그 분이 이 세상의 모든 일을 다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평소에 주장하셨던 분이라고 그런다”고도 했다.
그는 최근 또다른 인터뷰에선 ‘성완종 리스트’에 대해 “원한 때문에 박근혜 정권을 보복하려는 거짓말일 수 있다”고 했다.
이완구 총리도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 전 회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지난 13일 대정부질문에서 “고인은 사업을 오래해 인간관계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본 분”이라며 “(그러나) 저는 40년 공직 생활을 통해 국가 경영엔 원칙과 법에 의해서 한다는 나름의
소신으로 살아가는 사람으로, 인간관계만으로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성 전 회장을 ‘법과 원칙’을 지키는 본인과 대비시킴으로써 “은근히 상대방에 대해 부정적인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정치권 관계자)이란 것이다.
이 총리는 최근 성 전 회장에 대해 “지난달 22일 (성 전 회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는데,
‘법과 원칙에 따라 총리가 관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그 부분에 대해 섭섭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홍준표 경남지사는 지난 19일 한 종편과의 인터뷰에서 “성완종 리스트는 앙심 리스트”라며 “거기에 있는
8명은 다 (성 전 회장이) 앙심이 있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홍 지사는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터졌던 10일엔 “고인이 악의적으로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것이 악의나 허위로 썼다고 보지 않는다"고 했었다.
공개석상에 모습을 거의 드러내지 않는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도 최근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나와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성완종 메모는 작문”, “매우 악의적인 얘기”, “황당무계한 소설”이라고 했다.
그는 비서실장 취임 후 성 전 의원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지만, 최근 둘이 만났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기억을 되살려 보니, 만난 적이 있다”고 말해 ‘말 바꾸기’ 논란이 일기도 했다.
‘메모 8인방’이 조심스레 성 전 회장에 대한 공격에 나선 것은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장기화 하면서
성 전 회장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정치권 일각에서 나오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 많다.
여권 관계자는 “사건 초기에만 해도 이들이 성 전 회장을 직접 공격한다는 것은 여론의 역풍 때문에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여당도 여론을 의식해 이들과 거리를 두려고 하는 상황”이라며
“당의 보호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당사자들이 성 전 회장을 공격하며 자력구제를 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 출 처 : 조선닷컴 -
'세상만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成, 내년 총선 나가려 또 사면 로비" (0) | 2015.04.22 |
---|---|
"국정 공백 안 된다" 이완구, 돌연 '한밤 사의' 밝힌 배경은? (0) | 2015.04.21 |
不正한 돈을 받은 사람보다 준 사람이 더 나빠 (0) | 2015.04.17 |
朴 대통령, '성완종 파문'에 "순방 다녀와서 결정...특검도 마다 안해" (0) | 2015.04.16 |
배수진을 친 심정으로 정치인의 비리를 뿌리뽑아야 합니다. (0) | 2015.04.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