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뭇잎 / 淸草배창호
추적이는 가을비에 달랑이는 잎사귀
햇살에 다진 풍경을 불러들인
소절素節의 끝없는 목마름을
찾아 헤매야 할 세상을 바꾸는
진통 또한 당연한 본연인 것이기에
찰나에 빚어진 한 때라지만
전율을 경험하는 간이역이 있다면
생각이란 눈높이도 때론
훌훌 털어버릴 수 있는 빈 마음으로
지난 흔적을 차곡히 채울 수 있었다
비록 눈에서 멀어져가는 더 그리운 것들,
넓고 깊은 사유에 놀라는
두려움이 휑하게 전신을 휘감았어도
서리 묻은 발로 성큼 문지방을 넘어서는
처연히 독백할 뿐이라고
먼 길 떠나는 나뭇잎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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