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나들이 / 淸草배창호
이제나저제나,
때 되면 어련히 오련마는
비 내린 뒤끝의 하늘은 우아하기만 한
오색 찬란한 변주곡의 이파리마다
차례로 굴러가는 자연의 섭리일 뿐인데
빗방울에 적셔진 시절 인연이
햇살에 잘 다져진 선홍빛 풍경들이여!
바삐 길손처럼 다가온 것만큼
가다 말고 나 몰라라 할 수 없듯이
단호한 결별처럼 가랑잎으로 떨어질 테면
하마하마 지탱하게 하는 힘마저
산 능선에 걸렸다 싶었는데
솔바람이 숲에 깃들어
사랑하는 일보다
떠나보내는 것이
더욱 괴로운 일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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