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별없이 사랑으로 받아들여라
대지는 깨끗한 것도 받아들이고
더러운 똥과 오줌도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깨끗하다 더럽다는 분별이 없다.
수행하는 사람도 마음을 대지와 같이 써야 한다.
나쁜 것을 받거나 좋은 것을 받더라도
조금도 싫어하거나 좋아하는 분별을 일으키지 말고
오직 사랑하고 가엾이 여기는 자비로운 마음으로
중생을 대해야 한다.
[증일아함경]의 말씀입니다.
살다 보면 더럽고 치사한 일들도 당하게 마련이고,
의외의 행복과 즐거움을 맛보기도 합니다.
더러는 깨끗한 것이 오기도 하고,
더러운 것이 오기도 하며,
즐거운 일들이 가득하기도 하고,
괴로운 일들로 주체할 수 없기도 합니다.
그러나 수행하는 사람은
좋은 것이 오든 나쁜 것이 오든
다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하고,
받아들이되 분별함 없이 순수하게
품어줄 수 있어야 합니다.
좋은 경계를 좋게 받아들이고,
나쁜 경계를 나쁘게 받아들이니 중생 놀음이고,
그 선악의 울타리를 벗어날 길이 없이
계속해서 윤회의 수레바퀴를 돌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름지기 수행하는 사람은
좋은 경계를 받아들임과
나쁜 경계를 받아들임에 분별함 없이
맑고 투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좋고 나쁜 양극단을 벗어날 수 있는 것입니다.
좋은 일에 행복해 하고 나쁜 일에 괴로워하는 것이야
윤회의 또 다른 원동력만을 키울 뿐
아무런 소득이 되지 않습니다.
좋고 나쁜 경계라도 내 마음의 분별이 좋고 나쁨이지
본래 좋고 나쁨이 텅 비었기 때문에 내 안에서
턱 놓고 맑은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되면
좋고 나쁨의 경계도 곧 허물어지게 마련입니다.
무분별의 마음으로 온갖 좋고 나쁜 경계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오직 대상과 둘이 아니라는
'자비로운 마음'이라야 합니다.
부모가 자식의 더러운 것, 미운 것까지 감싸안 듯
일체의 대상과 경계를
한없는 자비로움으로 감싸안았을 때,
우리 안의 청정한 성품은
법계에 밝은 빛을 놓게 될 것입니다.
사람을 대하는 마음, 경계를 대하는 마음,
우주 법계 삼라만상의 모든 존재며,
내 앞에 펼쳐지는 모든 일과 사건을 대하는 수행자의 마음은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
한없는 자비로움의 마음이라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보리심이고, 발심인 것입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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