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침묵으로 보라
만약 우리가 마음을 모아
온전히 집중하고 있다면
그때 아무런 분별도 생각도 기억도
있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그 순간 '보는 나'도 없고,
'보여지는 것'도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오직 '지켜봄'만 있을 뿐!
보통 우리가 사물을 볼 때
과거의 기억이나 생각들을 떠올리면서
이런 저런 무수한 판단과 분별을 시작하게 됩니다.
그러나 관한다는 것은,
아무런 생각이나 기억 없이 보는 것이며,
보면서 편견이나 판단이 없는 것이고,
과거로부터 오는 그 어떤 연상이나
이미지가 없어야 하고,
대상에 관한 그 어떤 지식도 없어야 합니다.
대상이 아름답거나 추하다면
그 대상이 사랑스럽거나 미워진다면,
혹은 그 어떤 생각이 일어난다면
그것을 가지고 관하고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있는 그대로 아무런 판단도 기대도
기억도 생각도 이미지도 편견도 지식도 없이
오직 있는 그대로 보기만 하세요.
꽃이 아름답게 보인다면
그 꽃은 결코 아름답지 않습니다.
내 안에 아름답다는 이미지가 있을 뿐,
그 어떤 과거의 기억을 통해
아름답다고 판단할 뿐
그 때 꽃은 전혀 아름답지 않습니다.
온전히 볼 수 있을 때,
그저 보기만 할 수 있을 때,
'보는 나'도 없고,
'보여지는 꽃'도 없을 때
그때 진실한 꽃의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아니 아름다움이라고 말할 수도 없는
아무것도 아닌 허공 꽃의
이름없는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완전한 내적 침묵만이
우리를 온전한 관찰자로 이끌 것입니다.
안이 그 어떤 선입견이나
생각, 판단, 지식들로 가득 차 있다면
언제까지고 우리는
완전한 침묵을 지킬 수 없습니다.
아무런 편견이나 기억, 지식, 판단이 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볼때에만
우리는 비로소 대상과 온전한 만남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과거의 모든 것들을 다 비워 버리고,
마음이 한없이 고요하여 침묵을 지킬 때
그때 비로소 우린 세상과 참으로 마주할 수 있습니다.
- 법상스님의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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