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글

뒤에는 즐거운 일 / 법상스님

덕 산 2025. 5. 7. 06:19

 

 

 

 

 

뒤에는 즐거운 일

 

 아침에 일어나는 것은 괴로운 일이나 뒤에는 즐겁고,

 쓴 약을 먹는 것도 처음에는 괴로운 일이나 뒤에는 즐거우며,

 사업을 이룩하는 것은 처음에는 괴로우나 뒤에는 즐겁다.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은 처음에는 괴롭지만 뒤에는 기쁘고,

 경전을 공부하는 것도 처음에는 어렵지만 뒤에는 즐거우며,

 좌선하여 삼매에 드는 것도 처음은 어렵지만 뒤에는 즐겁고,

 호흡을 관하는 것도 처음에는 어렵지만 뒤에는 즐겁다.

 [증일아함경]의 말씀입니다.

 

 

우리들 눈으로 보았을 때 즐거운 것과

참으로 즐거운 것은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들 어리석은 눈으로 보았을 때

괴로운 것과 참으로 괴로운 것은

다를 수 있습니다.

 

당장에 즐거운 것들이 뒤에는 괴로울 수 있으며,

당장에 괴로운 것들이 오히려 뒤에는 즐거울 수 있는 거지요.

사실 즐거움이란 괴로움을 준비하는 것이고,

괴로움이란 되려 즐거움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일이며, 계율을 지키고, 독경하며,

절하고 좌선하는 일이야 당장에는

얼마나 하기 싫고 힘든 일이겠어요.

 

그러나 늦잠 자는 일이며, 막행 막식하고,

몸뚱이 편하게 놀리는 일이야

우리를 얼마나 즐겁게 해 주는지 모릅니다.

힘든 일은 다 복 짓는 일이고,

즐거운 일은 다 복 까먹는 일이라 하였습니다.

 

복을 짓고 마음을 밝히는 일이야

나를 비우는 작업이기 때문에

늘 그렇듯 힘들고 어렵게 마련이지만,

복을 까먹는 일이며 마음을 어둡게 하는 일은

나를 채우는 일이기 때문에

늘 그렇듯 즐겁고 쉽게 마련인 것이지요.

 

자...우리 법우님들 어떤 일을 행하시겠습니까.

당장에 즐겁고 뒤에는 괴로운 일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당장에 괴롭지만

뒤에는 즐거운 일을 택할 것인지 말입니다.

 

당연히 말로는 후자를 택하겠지요.

그런데 온 몸으로 후자를 택할 수 있어야 됩니다.

실천을 해야 한다는 말이지요.

'하기 싫은 일' 하는 것이 수행이라 하였지요.

그것은 뒤에 즐거운 일입니다.

 

'하기 싫은 일'이 가장 소중한

'해야 할 일'인 경우가 참 많습니다.

하기 쉬운 게으름에 빠지지 말고,

하기 어려운 정진을 해 나갑시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