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 박상현
에메랄드빛으로 가득한 들판 속엔
꽃망울 터뜨리는 소리 가득하고
저수지마다 물 내리는 소리에 논둑길
민들레들은 꽃춤을 춘다
오월의 짙은 안갯속에 장끼 우는 소리
어머니의 고단한 밭고랑엔 감자꽃이 피어나고
밭둑마다 늘어진 아까시 꽃잎마다 윙윙 거리는 꿀벌들이
장터처럼 바쁘다
잠 못 이루게 시끄러운 논 개구리울음소리
밤새 저수지 물을 첨벙거리는 붕어, 잉어들의 산란의 고통에
떨어져 간 비늘이 살점처럼 아픈 오월
보리밭에 바람이 보리 춤을 춘 자리엔 아까시꽃향이 가득하다
오월의 등꽃 아래 매달린 햇살들이
작은 꽃등불을 흔들어대는 오후
나는 오월의 꽃들을 그려보다 찔레꽃 가시 같은 아픔에
하얀 꽃잎 하나 허공에 날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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