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오월 / 박상현

덕 산 2025. 4. 30. 06:09

 

 

 

 

 

오월 / 박상현

 

에메랄드빛으로 가득한 들판 속엔

꽃망울 터뜨리는 소리 가득하고

저수지마다 물 내리는 소리에 논둑길

민들레들은 꽃춤을 춘다

 

오월의 짙은 안갯속에 장끼 우는 소리

어머니의 고단한 밭고랑엔 감자꽃이 피어나고

밭둑마다 늘어진 아까시 꽃잎마다 윙윙 거리는 꿀벌들이

장터처럼 바쁘다

 

잠 못 이루게 시끄러운 논 개구리울음소리

밤새 저수지 물을 첨벙거리는 붕어, 잉어들의 산란의 고통에

떨어져 간 비늘이 살점처럼 아픈 오월

보리밭에 바람이 보리 춤을 춘 자리엔 아까시꽃향이 가득하다

 

오월의 등꽃 아래 매달린 햇살들이

작은 꽃등불을 흔들어대는 오후

나는 오월의 꽃들을 그려보다 찔레꽃 가시 같은 아픔에

하얀 꽃잎 하나 허공에 날려본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월의 신록 / 천상병  (0) 2025.05.02
5월의 시 / 이해인  (0) 2025.05.01
내 안에서 떠나고 싶다 / 용혜원  (0) 2025.04.29
초여름의 향기는 / 김덕성  (0) 2025.04.28
라일락 / 고진하​  (4) 2025.0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