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못말려.
박천복 2024-09-02 07:48:45
지금 아내는 ,
손녀가 대학졸업반인 83 세의 할머니다.
그런데 아무도 아내를 80 대로 보지않는다.
모두가 60 대로 보고 있다.
외모 때문이다.
자그마한 체구에 얼굴이 동안이며 모이칸헤어스타일은 너무 독특해서
아내를 한번본 사람은 쉽게 잊지못한다.
게다가 행동이 유연하고 민첩하기 때문에 나이보다 더 젊게보인다.
거기에 더해
아내는 화가답게 색감과 패션감각이 뛰어나다 .
언제나 옷을 잘 맞춰입고 있으며 독특한 스타일리스트에 손색이 없으니
더 젊어보인다 .
성격이 쾌활하고 친화적인것도 나이보다 젊게보이는 요인인 것이다 .
따라서 아내에게는 친구가 많고 알고지내는 사람들이 많다 .
아내가 나이보다 젊게보이는 또 한가지 이유는
젊은이 못지않은 향학열 때문이다 .
아내는 배우는 것을 좋아하고 공부하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
현재 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의 교육프로그램에
영어 , 중국어 , 사진 , 기타 , 필라테스 , 가곡교실 , 게이트볼반에 등록되어
있으며 65 세이상 여성분들의 ‘은빛합창단 ’ 단원이기도 하다 .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아침 8 시에 나가서 저녁 6 시 지나야 돌아온다 .
학교에 다닐때보다 더 바쁘다 .
사실 늙을짬도 없는셈이다 .
본인이 좋아하지 않고는 소화할 수 없는 일정들이다 .
나이들어서도 무엇인가를 배운다는 것은 호기심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
그런면에서 아내의 성격은 개인적으로 큰 자산이 되기도 한다 .
아내는 83 세인 지금도 매일 운전한다 .
아내가 처음 운전을 시작한 것이 1976 년 ,
내가 과장때인데 흰색의 일제 브리사를 사서 선물했다 .
아내는 그 차를 ‘나의백조 ’라고 부르면서 아꼈다 .
그때는 여자운전은 거의 없었다 .
실로 48 년의 운전경력이며 특히 악천후와 밤운전에 강하다 .
지금도 새벽에떠나
전남 구례에있는 친구를 만나고 밤중에 돌아오는 실력이다 .
몇 년전부터 운전을 그만둔 나는 지금은 아내가 운전하는 차의
뒷좌석에 편히 앉아 나들이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다 .
아내가 언제까지 운전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
워낙 운전을 좋아하기 때문에 쉽게 그만둘 것 같지는 않다 .
자동차는 아내의 날개이기도 하다 .
아내는 자기차를 식구처럼 생각하고 있다.
아내는
국전 구상부문에 입선경력이 있는 현역화가이기도 하다 .
한국미협 정회원이며
한국수채화협회 이사이기도 하다.
화가에게는 정년이 없다 .
지금도 매일 그림을 그리고 있으며
협회전시회와 개인전 준비에 열심이다 .
사람이 늙어서도 확실한 ‘자기일 ’ 이 있다는 것은 큰 행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면에서 아내는 대단이 행복한 노인이기도 하다.
공부도 계속하고,
운전도 계속하고,
그림도 계속하고 있으니 그렇다.
아내는,
스마트폰, 테블릿피시, 노트북을 끼고사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
매일 동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부지런함엔 나도 감탄한다 .
우리부부는 서로가 합의하에
매주 나흘은 아내가 양식으로 아침식사를 준비하고
사흘은 내가 한식으로 준비한다 .
아내는 통밀빵에 카페바닐라를 마시고
나는 깜빠뉴와 베이글에 부드러운블랙의 아라비카를 마신다 .
아내가 만드는 ‘소고기스튜 ’ 는 정말 맛이 최고다 .
내가 쑤는 죽도 아내의 인정을 받고 있다 .
점심은 노인복지관의 식당을 이용한다 .
식당시설과 직원들이 시 소속이기 때문에 3.000원의 식대는 전액이
식료품구입에 사용 , 정말 먹을만 하다 .
저녁은 각자 도생이다 .
우리부부는 80대의 노인들 이지만
어떤면에선 젊은이들 보다 더 부지런하게 살고 있다 .
각자에게 ‘자기일 ’ 이 있기 때문이다.
노년생활에서 ‘자기일 ’은 갑자기 만들어지지 않는다.
때문에 젊어서부터 ‘자기일 ’을 개발 , 오래동안 지속해 오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은 평균수명이 길어졌기 때문에 모두에게 더 절실한 문제이기도 하다.
가족이 없는 사람은 등뼈가없는것과 같다 ㅡ 아랍격언 .
필독서추천. ‘정의는 어떻게 실현되는가’ 프릿 바라라 김선영 역 흐름출판.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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