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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삼복더위 / 박인걸

덕 산 2024. 8. 13. 06:30

 

 

 

 

 

도시의 삼복더위 / 박인걸 

 

중천에는 용암이 이글거리고

아스팔트는 엿을 굽는다.

 

빌딩 벽이 손풀무질을 하니

도시 전체가 찜질방이다.

 

울던 매미도 숨을 죽이고

넉 점 잠자리도 비행을 멈췄다.

 

가로수는 비틀거리고

길 잃은 고양이가 헐떡거린다.

 

햇살은 총알처럼 퍼부어

간간히 불던 바람도 도망을 치고

치열한 전쟁터만큼

오가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등골에는 냇물이 흐르고

이마에는 구슬이 맺힌다.

 

물에 잠긴 초벌 빨래처럼

속옷마다 땀범벅이다.

 

자동차들도 발이 뜨거워

징징 울며 뛰어 다니고

건물 안에 갇힌 인파들만

물끄러미 창밖을 살피고 있다.

 

팔목의 시계는 오후 세 시인데

도시는 여전히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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