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온 뒤 횡설수설
오병규 2024-07-02 17:11:11
비가 잠시 멈춘 것 같다.
산골에 비가 오면 나 같은 늙은이는 정말 할 일이 없다.
마을회관에 가면 삼삼오오 짝을 짓고 술타령 하는 패거리
또 고스톱 삼매경에 빠진 패거리 또 다른 패거리는
요즘 대세인 트롯 경연을 시청 하지만, 나는 취하면 애비도
몰라보는 낯 술은 안 마시고,
평생을 누구와 돈 따먹기는 더욱 안 했고 내가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지만 남의 노래 듣는 건 영 그렇다 .
어쨌든 비가 잠시 갠 틈을 타 바깥으로 나가 보니
앞개울에 이번 비로 제법 흙탕물이 내려간다.
이곳 살이 15년에 저 개울에 한 번인가 두 번 쯤 ??
발을 담궜든가? 항상 있는 자의 여유다.
개울을 바라보다가 내 집을 돌아보니 비온 뒤라 그런지
찌든 먼지가 닦여 나간 것 같기도 하다.
집이 워낙 넓어 아래채를 팔려고 작년 겨울 길도 새로 내고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작자는 많은데 팔리질 않는다.
이번 장마 끝나면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해서 세나 놔먹어야겠다.
연후 잠시 과수를 돌아보니 복숭아가 가지가 부러질 정도로 매달렸다.
원래 저러면 안 되지만 적과를 하지 않고 농약도 주지 않았다 .
저러다 살아남는 놈만 이웃과 나누어 먹으면 된다.
이런저런 작물에 온통 풀이 더 성하다.
풀 뽑기나 제초작업(약 )을 하지 않은 탓이다 .
내 주장은 유기농이다. 농토는 있지만 농사는 못 짓겠고
그래서 유기농을 고집한다. 가장 게으른 농부 (?)에게 유기농은
딱 어울리는 농법이다.
내 주장은 足도 모르는 새색시가 불 x보고 탱자탱자 한다지만 ,
아는 척 하지 말고 모르면 모르는 대로 저 잡초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놈만 수확 하면 되는 것이다.
사진에 나오는 돌 두꺼비 한 쌍(각 70kg)이 언제나
의연하게 자리 하고 내게 행운을 가져 준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고 보면 정치도 그런 것 아닐까?
어떤 간난고초를 겪더라도 살아남는 놈이 장땡이다.
우리는 그 놈을 지지하고 따르면 된다.
뭣도 모르는 새색시처럼 탱자탱자하며 싸우들 말고....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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