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도長虵島의 초상 / 淸草배창호
춘삼월에서 호시절로 이어진
늦잠 잔, 꽃 점등을 밝힌
춘백春柏의 합창은 사뭇 환상을 다진
맑고 푸른 충만한 하늘이 되고
파랑새 깃처럼 풀어놓은 바다이고 싶은
그윽하게 붉게 이는 봄날이었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만큼이나 외로운 섬에
갈매기 오수를 즐기는 장사도長虵島에는
바닷바람에 절인 동백冬柏의 겨우살이에
해무海霧를 품어 담담히 고즈넉을 누비며
녹수綠樹의 이파리마다 찰지게도 빚어서
쟁여둔 봄날의 초상이 참 곱다
이끼 낀 돌담마저
외곬의 속 뜰에 서려 있는
그렁그렁한 고샅의 그리움 같은 거
가지에도, 땅에도 선연한 진홍빛 핀
때늦은 봄눈을 쓰고 누웠어도
천혜의 사랑이 잎새 달로 이어지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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