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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을 찾아가는 길 / 조지훈

덕 산 2024. 2. 16. 09:21

 

 

 

 

 

빛을 찾아가는 길 / 조지훈 

사슴이랑 이리 함께 산길을 가며
바위 틈에 어리우는 물을 마시면

살아있는 즐거움의 저 언덕에서
아련히 풀피리도 들려오누나.

해바라기 닮아 가는 내 눈동자는
자운 피어나는 청동의 향로

동해 동녘 바다에 해 떠 오는 아침에
북받치는 설움을 하소하리라.

돌뿌리 가시밭에 다친 발길이
아물어 꽃잎에 스치는 날은

푸나무에 열리는 과일을 따며
춤과 노래도 가꾸어 보자.

빛을 찾아가는 길의 나의 노래는
슬픈 구름 걷어 가는 바람이 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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