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의 마음 / 홍문표
해마다 이맘때면
화해외 은총을 생각하면서도
마음은 앙상한 한그루 나무이다
이미 책갈피에 끼워진 풀잎처럼
매마른 시간을 뒤척이며
씻겨간 바닷가의 잔해를 보며
한동안 소란하던
도적맞은 드녘을 보며
일그러진 얼굴과
지쳐버린 동공사이로
스쳐가는 바람소리
눈덮인 초가집
그 단란한 식구들의 언어가 그립다
밤새 호롱불을 밝히며
달리던 강가
장승백이 언덕
교회당 가는 골목길
진달래 화관쓰고 얼굴을 감싸주던
내 고향의 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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