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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와 억새 / 신형식

덕 산 2023. 12. 10. 10:05

 

 

 

 

 

갈대와 억새 / 신형식 ​

갈대와 억새를

여전히 구분하지 못해도

늘그막의 가을엔

직립이나 독립이나 큰 의미 없음을,

간월재에 노을이 걸릴 즈음엔

억세게 부는 바람에 맞서는 것보다

바람따라 흔들림이 완연함임을

갈 때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네

산다는 것 또한 그런 것이라

억수로 심하게 흔들려야 비로서

그대 눈에 보이고

하얀 손수건 꺼내던 찰나가

바로 절정의 순간이었던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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