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사와 주치의.
박천복 2023-10-15 08:24:54
지금 우리들의 평균수명은 불과 두세대전에 비해 거의 두배정도로 길어졌다 .
가장 큰 원인은 섭생이 좋아진 것이지만
의술의 발전과 좋은 약이 많아진것도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
그게 누구든 일단 병이 생기면 병원에 가서 의사의 진찰과 함께 처방전을
받고 약방에서 약을구입 , 이를 복용하게된다 .
세상 모들일에는 반드시 양면성이 있다 .
우리가 병원과 의사를 통해 의료혜택을 받는것도 사실이지만
과잉진료나 약의과다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역시 존재한다 .
대표적인것중 하나가 의사들의 항상제과잉처방이며 환자들의 약 복용이 적정량을 초과하는 경우도 있다 .
나역시 80 평생 수많은 병원을 다니다보니 병원의 양면성에 대해 많은체험을
하게됐고 특히 의사들을 유형별로 구분하는 안목도 저절로 생겼다 .
의사도 사람인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
환자에게 긍정적인 유형도 있지만 부정적인 유형도 있다 .
첫째가 교과서형이다 .
사실 환자들은 남녀노소천차만별이다 .
같은 병을 앓아도 환자의 나이에따라 , 체질에 따라 , 건강상태에따라 .
서로다른 약의반응에 따라 (부작용등 ) 처방이 달라야하는 것은 원칙적인 문제다 .
그런데도 어떤 의사들은 서로다른 환자들의 특이점을 무시한채 모두에게 똑같은 처방을 하고 있다 .
의과대학에서 배운그대로의 교과서처방을 하는 것이다 .
내 경우 , 처방받은 어떤약은 이미 부작용이 컸기 때문에 이를 설명하고
다른 약으로 교체해 달라고해도 막무가내였다 .
그 병에는 그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
이럴때는 인간적으로 어떤 벽을 마주한 느낌이다 .
서로다른 환자들의 자기설명을 듣지않는 교과서형은 그래서 기피해야하는 유형이다 .
이런 벽창호같은 의사들은 생각보다 많다 .
환자 스스로가 잘 판단해서 다른 의사를 찾아야 한다 .
드문경우이긴 하지만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중에는 군림형이 있다 .
이런 의사들은 환자의 나이나 성별에 관계없이 반말을 하고 명령조로 말한다 .
환자의 자기증세에 대한 설명도 건성으로 들으며 대단히 거만하고 교만하다 .
진료실 벽에는 , 의대졸업장 , 의사면허증 , 여기저기서 받은 온갖 상장들을 액자에 넣어 걸어
놓고 있는데 이는 자기과시욕 때문이다 .
이런 경우 , 그 의사의 실력과는 관계없이 인간적으로 신뢰와 성실성이 없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거부감을 가지게 되며 처방에 대해서도 믿음이 가지않는다 .
개인의 성격이기 때문에 고치기 어려울 것이다 .
사실은 이런 의사들을 채용하고있는 병원당국에 더 큰 책임이 있다 .
엄격히 말하자면 환자는 고객이기도 하지않은가 .

그리고 위험한 아부형이 있다 .
이런 의사들은 거의가 개업의들이다 .
환자를 진찰한후 자기의 의학적 소견에 따라 처방하기 보다는
환자가 요구하는대로 처방하고 환자가 요구하는 약을 달라는대로 준다 .
얼마나 위험한 일인가 .
요지음 환자들은 , 특히 같은병을 오래동안 앓고있는 환자들은 의사들보다 약에대해 더 많이알고 있다 .
그래서 , 단지 약방에서 의사의 처방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전문의약품을 사기위해 의사를 찾는경우가 많다 .
아무리 개업의라 해도 이럴 경우 환자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아줘야 하지만
환자의 숫자가 줄까봐 그렇게 못한다 .
이런 아부형은 의사라기 보다 병원장삿군이라고 해야옳다 .
물론 기피의 대상이다 .
의사가 지나치게 친절할때는 일단 의심해야한다 .
마지막으로 주치의형 .
주치의는 어떤사람의 병을 맡아서 치료하는 의사이며 환자의 건강상담 및 치료를 전담하는 의사다 .
우선 이런유형의 의사들은 환자의 자기설명에 대해 진지하고 성실하게 들어준다 .
서로다른 환자들의 차이에 대해 민감하며 , 같은 질환에 대해서도 사람에 따라 알맞은처방을 한다 .
지극히 인간적이고 신뢰감이 가는 분들이다 .
이런 의사들은 그 실력도 뛰어나다 .
사람이 평생을 살면서 양질의 진료를 받고 건강하게 살려면 반드시 자기의 주치의가 있어야 한다 .
병원규모에 관계없이 이런 의사를 만나면 계속 그분에게 진료를 받으면서
인간관계를 두껍게 쌓아야 한다 .
나는 우리동네에 있는 ‘가정의학과 ’를 오래동안 다니고 있다 .
한번은 의사에게 이렇게 물었다 .
‘이 병원에는 지난 22 년동안의 제 병력이 모두 기록보관돼 있습니다 .
따라서 원장님은 저의 주치의십니다 .‘
대답이 마음에 들었다 .
‘어르신 , 이미 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이 의사는 환자들의 얘기를 주의깊게 들어주며 서로다른 개인들의 차이를 살펴 처방한다 .
개인적으로 누구에게나 친절하며 겸손하다 .
실력도 좋기 때문에 대합실은 언제나 만원이다 .
진료를 위해 필요한 경우 ‘진료의뢰서 ’를 써주며 전문의에게 가게한다 .
이럴 경우 ,
나는 전문의의 처방전을 들고 약방에 가기전에 반드시 내 주치의에게 먼저간다 .
그러면 그분은 이미 내가복용하고있는 약과 중복되는 것은 빼고 최적의 약효를 위한 조정을 한다 .
그래서 나는 약을 과다복용하는 일이 없다 .
이 일은 내 병력을 잘 알고있는 주치의가 아니면 못한다 .
그래서 주치의가 중요한 것이다 .
수많은 노인들이 여기저기서 받은 처방에따라 약을구입 , 하루에도 수십알씩
과다복용하는것도 조정해주는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
어찌 부작용이 없겠는가 .
약물에의한 약화 (藥禍 )는 생각보다 심각하다 .
결국 그 희생자는 환자자신이다 .
그게 누구든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반드시 자기의 주치의를 만나야한다 .
다른일들과 마찬가지로
환자와 의사도 궁합이 맞아야한다 .
병원규모나 명성과 관계없이
자기와 잘맞는 , 치료가 잘되는 의사가 있다 .
그런 의사를 만나야하고
그런분을 자기의 주치의로 삼아야 평생건강하고 편하게 살 수 있다 .
약에대해 가장많이 알고있는 것은
약사가 아니라 약을 공부하는 의사다 ㅡ yorowon.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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