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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그네 / 오규원

덕 산 2023. 1. 12. 08:56

 

 

 

 

 

 

겨울 나그네 / 오규원

 

지난 겨울도 나의 발은

발가락 사이 그 차가운 겨울을

딛고 있었다 .

아무데서나

심장을 놓고

기우뚱 , 기우뚱 소멸을

딛고 있었다 .

 

그 곁에서

계절은 귀로를 덮고 있었다 .

모음을 분분히 싸고도는

인식의 나무들이

그냥

서서 하루를 이고 있었다

 

지난 겨울도 이번 겨울과

동일했다 .

겨울을 밟고 선 애 곁에서

동일했다 .

 

마음할 수 없는 사랑이여 , 사랑 ……

내외들의 사랑을 울고 있는 비둘기

따스한 날을 쪼고 있는 곁에서

동일했다 .

모든 나는 왜 이유를 모를까 .

어디서나 기우뚱 , 기우뚱하며

나는 획득을 딛고

발은 소멸을 딛고 있었다 .

 

끝없는 축복 .

떨어진 것은  根 대로 다 떨어지고

그 밑에서 무게를 받는  日月 이여

모두 떨어져 덤숙히 쌓인 위에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발자국이 하나씩 남는다 .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

 

서서 작별을 지지하는 발

발가락 사이 이 차가운 겨울을

부수며

무엇인가 아낌없이 주어버리며

오늘도 딛고 있다 .

 

바람을 흔들며 선 고목 밑

죽은 언어들이 히죽히죽 하얗게 웃고있는

겨울을 .

첨탑에서 안식일을 우는 종이

얼어서 얼어서 들려오는

겨울을 .

 

이번 겨울에도 나의 발은

기우뚱 , 기우뚱 소멸을 딛고

日月 이 부서지는 소리

그 밑 누군가가 무게를 받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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