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그네 / 오규원
지난 겨울도 나의 발은
발가락 사이 그 차가운 겨울을
딛고 있었다 .
아무데서나
심장을 놓고
기우뚱 , 기우뚱 소멸을
딛고 있었다 .
그 곁에서
계절은 귀로를 덮고 있었다 .
모음을 분분히 싸고도는
인식의 나무들이
그냥
서서 하루를 이고 있었다
지난 겨울도 이번 겨울과
동일했다 .
겨울을 밟고 선 애 곁에서
동일했다 .
마음할 수 없는 사랑이여 , 사랑 ……
내외들의 사랑을 울고 있는 비둘기
따스한 날을 쪼고 있는 곁에서
동일했다 .
모든 나는 왜 이유를 모를까 .
어디서나 기우뚱 , 기우뚱하며
나는 획득을 딛고
발은 소멸을 딛고 있었다 .
끝없는 축복 .
떨어진 것은 根 대로 다 떨어지고
그 밑에서 무게를 받는 日月 이여
모두 떨어져 덤숙히 쌓인 위에
감당할 수 없는 무게로
발자국이 하나씩 남는다 .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
손은 필요를 저으며 떨어져나가고 .
서서 작별을 지지하는 발
발가락 사이 이 차가운 겨울을
부수며
무엇인가 아낌없이 주어버리며
오늘도 딛고 있다 .
바람을 흔들며 선 고목 밑
죽은 언어들이 히죽히죽 하얗게 웃고있는
겨울을 .
첨탑에서 안식일을 우는 종이
얼어서 얼어서 들려오는
겨울을 .
이번 겨울에도 나의 발은
기우뚱 , 기우뚱 소멸을 딛고
日月 이 부서지는 소리
그 밑 누군가가 무게를 받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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