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

친구 도움으로 벌초하던 날

덕 산 2022. 7. 3. 11:30

 

 

 

 

 

친구 도움으로 벌초하던 날

 

최근 비가 많이 내리고 하절기라 산소에

풀이 많이 자라서 벌초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인데

차일피일 미루다 약 1주일 전 벌초하러 갈 때마다

예초기가 말썽을 부려 고향 친구에게

“야 나 몇 일 날 벌초 가는 데 집에 있는지” 하고 전화하자

“주말이라 집에 있으니 염려하지 말고 우리 집으로 와라

예초기가 시동 걸리지 않으면 우리 예초기로

벌초하면 되니까 걱정하지 말고 와라“ 하고 고맙게 응대해준다.

 

어제 5시에 고향으로 출발했다.

이른 시간이라 주말이지만 고속도로 소통은 수월하고

홍성 지나자 옅은 안개가 있어 한낮에는 무척 덥겠다고 느껴졌다.

 

오일과 휘발유도 새로 구입해서 나 혼자 시동을 걸어 봐도 되는데

작년에 시동이 잘 걸리지 않아 친구 도움으로 벌초를 마무리했던

일이 떠올라 예초기를 꺼내 차에 싣고 친구 집으로 갔다.

 

 

 

 

 

 

 

친구 집에 왔다고 전화하자 반갑게 맞아준다

예초기에 휘발유와 오일 배합한 것 조금 붓고 시동을 걸자 걸리지 않는다

친구는 예초기 프러그를 닦아 주고 예초기 중간에

나사를 조였다 풀었다 하며 시동을 걸자 시동이 잘 걸린다.

친구는 벌초하며 예초기가 속을 썩이면 이런저런 방법으로 조치하라고 설명해는데

난 불안해서 몇 분간 공회전 시킨 후 산소로 갔다.

 

구정 전에 입제 제초제를 뿌리고 5월 초에 잡초가 나지 않도록

잡초 씨의 발아를 억제해 주는 농약을 뿌렸다.

그 동안 산소에 가 잡초가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는데

놀랍게도 그렇게 많았던 삐비가 모두 없어졌다.

많았던 곳에는 삐비가 고사되어 낙엽과 같이 죽어 있는 줄기만 남아 있다.

잔디에 피해 없으면서 억새까지 힘을 못 쓰고 별로 자라지 않았다.

농약의 효과가 이렇게 좋을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농약 이름을 메모해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좀 아쉽다.

 

벌초 전 산소를 둘러보며 예년에 비해 잔디상태가 좋아져서 기분이 좋았다.

상석 앞에 서서 “아버지, 어머니 저 벌초하러 왔습니다.

자손들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올린 후 벌초를 시작하였다.

 

무더운 날씨 이른 시간이지만 벌초 전 이마에서 땀이 뚝뚝 떨어진다.

범면에 억새가 많았는데 농약의 효과인지 몇 군데 조금 있어서

수월하게 벌초할 수 있었다.

잡풀도 전혀 없고 산소 주변에 바라귀 풀이 드문드문 자라고 있다.

 

 

 

 

 

 

 

땀으로 목욕하다시피 하며 벌초를 마치고

친구 집으로 가서 “덕분에 무사히 벌초하고 왔다 고맙다 읍내에 식사하러 가자” 고

말하자 친구는 “조금 전에 식사해서 식사는 나중에 하자” 고 말한다.

이런저런 친구들 근황을 서로 말하며 대화 중 친구가 가꾼 화단을 보자

아침에 예초기에 신경쓰며 주위를 관심 있게 보지 못했는데

여러 가지 꽃이 넓은 화단에 가득했다.

 

무궁화, 송엽국, 봉선화, 백합, 백일홍, 이름을 모르는 꽃들이

많이 피어 있고 그 중 흰 백합꽃이 군락을 이뤄 무척 보기 좋았다.

블로그와 친구들과 공유하는 카톡방에 사진이 필요해서

몇 가지 꽃들을 핸드폰에 담아왔다.

꾸밈없는 친구의 심성을 닮은 흰 백합꽃이 유독 눈길을 끈다.

 

무더운 날씨 힘들게 벌초했지만

친구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어 감사하고 기분 좋은 날이다.

 

- 2022. 7. 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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