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 황학 임문석 -
누렁이 안고 베란다에 앉은 아내 모습
어찌나 행복해 보이던지
은근한 질투심에 안절부절 심술이 나는데
창밖에 농익은 홍시에 넋을 팔고 있어서
몰래 하나 따 먹었더니
한동안 서운하다고 토라져서 말을 않더니
느닷없이 달려들며 안겨오기에, 보니
소름 끼친 송충이 때문이다
무심코 밟아버리자 고운 얼굴 찡그리네
창 너머 저만치 꿈틀거린 오솔길엔
오색의 추억이 유혹하고
눈앞의 홍시는 시선 끌어 군침 흘리게 해
식욕이 왕성해진 회춘의 가을 남자
잠시도 놔두지 않으려다
아내 딴청에 쓸쓸하다며 지는 푸른 낙엽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감정 다스리는 방법 (0) | 2012.09.07 |
|---|---|
|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0) | 2012.09.07 |
| 삶에 3-3-3-법칙 (0) | 2012.09.07 |
| 9월이 오면 (0) | 2012.09.07 |
|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 (0) | 2012.09.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