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라 가을바람
- 강 남 주 -
코스모스를 보아라
그 곁에서 하얗게 빛바랜
억새풀을 보아라
그들은 가을 복판을
다투지 않고
몸 흔들며 지나가고 있나니.
잠시 쉬었다가
날아오르는 잠자리며
저녁 햇살에
무수히 흩어지는 하루살이들
느끼지 않고도 행복한
충만한 하루.
구름이 가고 또 구름이 와도
무심히 서서 탓하지 않는 산.
그래도 산의 이마, 산의 허리에
풍성히 자라고 넉넉히 흐르는
오! 오! 자연의 섭리.
누구가 누구를 나무라고 있는가
나무라서 얻는 것은
또 무엇인가.
저 산하의
저 아름다운 것들을 바라보며
번잡을 털고 싶은
지친 해 으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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