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영노(rho***) 2018-07-22 13:50:33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우승을 경험해 본 팀은 유럽 5개 팀, 남미 3개 팀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이들 8개 팀이 아닌 '뉴 페이스'의 출현을 기대했지만 결과는 '올드 페이스'였다. 이들 8개 팀이 21번의
우승을 나누어 가졌다. 반면에 유럽 남미를 제외한 지역은 우승은 고사하고 우승 후보로도 거론되지 않는다.
이들의 목표는 4강은 언감생심이고 16강 진출만으로도 감지덕지한다.
일본이 이번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하고, 8강 진출 코앞에서 무산됐다. 그나마 한국이 독일을 깨버리는 바람에
빛까지 바래버렸다. 2002년 한국의 4강은 바로 이런 '이웃의 불행' 덕분에 빛이 바래지 않고 있는지도 모른다.
월드컵에서 아시아권 팀이 우승 클럽팀을 깬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1966년 북한이 이탈리아를 깬 것까지 포함하면 자그마치 네 번이나 된다. 그러나 같은 승리라 해도 2002년의 것은
1966년의 것에 비해 순도가 떨어지는 점이 없지 않아 있다. '홈그라운드 어드벤티지'라는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번 러시아에서의 독일 전은 순도 100% 짜리라고 할 수 있다. 홈그라운드도 아닐뿐더러 직전 우승 팀인데다
FIFA 1위 그리고 전문가나 또 다른 직업전문가인 도박꾼까지 우승 후보 1순위로 지목한 독일을 깼기 때문이다.
1966년 이탈리아는 28년 전(1938년)에 우승했고,
2002년 이탈리아는 20년 전(1982년)에 우승했고,
스페인은 8년 후에 우승을 '예약'한 상태였다.
현재형 독일과 달리 과거형 또는 미래형 우승 팀이었다.
2002년 한국에 깨진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와신상담 끝에 다음 월드컵에서 연달아 우승했다. 2006년엔 이탈리아,
2010년엔 스페인 그리고 2014년엔 한국에 깨질 독일.. 과거형 미래형 불문하고 한국에 패배한 팀들이 다음 대회에서
우승을 했다. 이 징크스가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작동된다면 독일이 우승하거나, 결승전에서 한국이 프랑스를
만나면 한국이 우승해야 한다. 한국에 패한 (우승 전력이 있는) 팀들이 다음 월드컵에서 우승했고,
과거 우승 팀들이 한국에 깨지는 징크스가 작동된다면...
외국 언론들이 한국을 '아침에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나라', 즉 'country of morning surprise'라고 한다는 글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읽는 조간신문에 한국발 쇼킹한 뉴스를 접하는 일이 많다는 뜻일 게다.
아마 여기서 말하는 한국은 남북한을 통칭하는 한반도 전체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한국독일 전을 중계한 미국 TV 아나운서가 마지막에 이런 멘트를 했다.
'.. 지난번엔 대통령을 끌어내리더니 이번엔 독일을 끌어내렸습니다. 참 재미있는 나라입니다'
한국을 관심 있게 쳐다보는 외국인 시각으론 드라마틱하거나 불가사의한 장면을 심심찮게 만들어내는 나라로
봄직도 하긴 하다. 사실 우리는 당사자라서 그 가치를 잘 모를 수 있지만, '압축 성장'이란 말이 그것을 함축적으로
말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이후에 탄생한 신생국가 가운데 제철, 조선, 자동차, 전자산업 등 중화학을 세계적
수준으로 일으킨 나라도 없을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통 털어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다. 보편적 상식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현상으로 예외적이라거나 불가사의한 현상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북한의 핵도 마찬가지 시각으로 볼 것이다. 특이한 혈통을 갖고 있는 인종으로 연구 대상이 되고 있을지도 모른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팀이 월드컵 무대에 오른 최초의 아시아 팀이다. 당시 한국 팀을 현지인들이
어떻게 봤는지 알 수 없지만, 요즘으로 치면 아프가니스탄 정도로 보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아시아, 그것도
광대뼈가 튀어나오고 눈이 째진 누런색 피부로 상징되는 몽골계 인종으로만 구성된 팀이 월드컵에 참가한 것은
그 대회가 처음이다. 그로부터 12년 후, 영국에 나타난 '그때 그 인종'이 기절초풍할 사건을 일으킨다.
당시 브라질과 함께 최다 우승국이던 이탈리아를 깨버린 것이다. 북한에 깨진 이탈리아가 어안이 벙벙했을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13세기 폴란드를 침공한, 괴물처럼 생긴 몽골병을 보고 기절초풍한 폴란드 사람들처럼
유럽 백인들이 그런 느낌으로 북한팀을 바라봤을지도 모른다.
그동안 한국이 월드컵에서 불가사의한 일을 심심찮게 일으킨다는 것을 '피해 당사자'들만 기억하고 있었지만,
이번에 독일을 깨버리는 바람에 전 세계로 확산되었을 것이다.
'저 노마들 이번뿐 아니라고.. 옛날에 이탈리아도 두 번이나 깨졌고 스페인도 깨졌었다니까...
전과다범의 상습범이라고.. 조심하지 않으면 큰코다친다.'
이 징크스가 우리에게 불리하게 작용할지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4년을 기다려봐야 알 수 있다. 개인적으로
월드컵을 당장 끓고 싶지만 그 결정은 카타르 대회를 본 이후로 미룰 생각이다. 한국은 과학적이거나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어떤 기류와 융합되면 당사자들도 설명할 수 없는 불가사의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질러버리는
'악습'을 갖고 있는 특이한 인종임엔 틀림없다.
아시아팀 가운데 월드컵에서 우승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은 두 말이 필요없는 한국이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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