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훈(ich***) 2018-05-07 23:07:19
근무하는 빌딩근처를 배회하는 까마귀들이 있다.
이른 아침 출근하는 길에 자주 만나게 되는 까마귀들이다.
즐거운 마음으로 서둘러 회사로 출근하면서 검고 날카로운 모습의 까마귀의
듣기 싫은 소리를 들으면 조금 섬뜩하고 괜히 오늘 운세가 걱정되어진다.
우연히 까치를 만나게 되는 날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오거나 기쁘고
좋은 일들이 생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까치를 반갑게 맞는다.
반대로 까마귀를 만나는 날이면 오늘 하루 조심해야할 것만 같고
불길한 조짐을 갖게 되는 것이 일상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까마귀의 속성을 알고부터는 까마귀를 대하는 생각이 달라졌다.
무리 중 한 까마귀가 병이 들면 다른 까마귀들이 서로 돌보아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부모자식간의 정이 두텁고 형제들 간의 사이도 좋고
의리도 있으며 부부간에도 사이가 좋다고 한다.
이런 까마귀의 속성을 알고부터는 까마귀를 경시하고
혐오하는 생각이 전보다 훨씬 줄어들게 되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동물의 세계에서도 인간과 같이 서로 정을 나누고 돕고
의지하며 살아가는 보이지 않는 룰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된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어떤 지역의 출신인지, 멋진 외모를 갖추었는지,
무슨 학교출신인지, 누구를 지지하는 사람 등 인지에 따라 상대를
평가하는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된다.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크고 작은 어려움과 난관을 헤쳐 나아갈 수 있는
해법은 자신의 노력과 인내가 큰 몫을 차지하고 있지만 자신을 알고 지내는
주위사람들의 도움과 격려가 큰 도움이 된다.
자신이 간절하게 원하던 대학의 입학에 실패한 경우 어린 학생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패배감으로 상처받고 좌절하게 된다.
자신의 무능을 탓하고 실의에 빠져 있을 때 부모의 따뜻한 격려와 충고는 마음의
위로를 받고 다시 일어 설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좋은 직장에 입사하게 되었지만 서투른 일처리로 인해 상사들로부터
호된 꾸지람과 모욕적인 욕설을 들었을 경우 지금까지 자신을 지탱해주었던 자존감마저
깡그리 무너져 내리고 이런 모욕과 치욕을 더 이상 참고 견뎌내야만 하는지
심각한 좌절감과 절망감에 고통 받고 시달리게 된다.
자신이 맡은 업무를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수행하고 성과를 얻어냈지만 진급에서 누락되고
별다른 혜택을 받지도 못한 채 책임 있는 역활에서 밀려나는 직장인들도 많이 있다.
자신을 밀어주고 도와주는 뒷 배경이 없어 이리치고 저리치며 눈치만 보다
진급의 기회마저 박탈당하고 한직으로 전전 하다가 정년도 제대로
채우지도 못하고 회사를 떠나가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배우고 익히며 실수와 과오를 용서받고 이해받던 학창시절이 아니라 치열한 생존경쟁에 뛰어들어
자신이 수행한 업무량만큼 보수를 지불받고 일하는 직장인이라는 냉정한 현실과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잘 나가던 사업이 실패하고 파산하게 되어 빚 쟁에게 쫒기게 되고 주위사람들로부터
냉대를 받고 외톨이 신세로 전락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벼랑ㅜ끝에서 재기에 성공한 사람들의 뒷이야기를 들어보면 경제적인 어려움을 함께 겪고
이겨낸 배우자와 가족의 헌신적인 도움과 격려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한다.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순간에 위로를 받고 재기에 성공하는 경우와 오히려
가장 위로와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에 서로의 탓으로 돌리고 상처를 주며
결국에는 파경으로 치닫게 되는 경우로 나누워지게 되다.
헤어 나오기 어려운 역경을 당하게 되면 어찌 할바를 모르고 허둥지둥하게 마련이다.
그동안에 참고 견뎌내며 인내하고 있던 마음속 깊이 잠복되어 있던 갈등과 분노들이 폭발하게 된다.
서로 상대의 잘못을 지적하고 원망하면서 상대의 탓으로 돌리게 된다.
사태를 수습하고 재기하려는 생각보다는 당장 이사태의 책임을 전가하고 피하고 싶은
생각이 커 모든 것이 소원해지고 멀어지는 파경을 겪고 만다.
반대로 모든 것을 잃고 위기에 빠져 있지만 자신을 이해하고 아껴주는 가족들과
주위사람들의 도움으로 파경을 극복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까마귀의 속성을 잘 알지 못해 잘못 갖고 있던 고정관념과 까치를 보면 반갑고
좋은 기분을 갖게 되는 것도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사실을 잊고 살아가고 있는 것 같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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