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많은 것을 잃었지만 작은 위로를 얻었다

덕 산 2017. 11. 29. 10:59

 

 

 

 

 

 

 

 

이철훈(ich***) 2017-11-28 17:08:01

 

노부부의 애틋한 마지막 이별을 소개한 글을 읽은 적이 있다.

수십년 동안 이어오던 그들만의 삶의 힘들고 고달펐던 사연들이었다. 

 

70년을 같이 생활해오면서 사랑하는 아내가 처음에는 각종질병으로 인한 기억력과 청력,

시력등이 약해지다가 점차 시력을 잃게 되고 청력과 기억력까지 희미해졌다. 

 

보지도 못하고 제대로 듣지도 못하는 아내를 위해 매일같이 씻기고 입히고 먹을 것을 준비해 먹이고

병원과 바깥나들이일을 같이 하게 되며 하루종일 아내를 돌보는 것이 남편의 일과가 되었다. 

 

아내의 병세가 날이갈수록 악화되어 나머지 청력까지 잃게 되자 아내와의

유일한 대화수단이던 의사소통마저 할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되었다. 

 

시력과 청력을 잃은 아내가 혼자 걷다가 쓰러져 양발의 종아리뼈가

모두 부러져 6주간의 깁스를 하게 되는 힘든 상황이 발생한다. 

 

남편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깁스를 푼지 사일째 되는 날에 남편이 정성껏 차려준

점심식사을 하던 도중에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고 쓰러져 병원에 이송하는 도중에

남편이 아내의 마지막모습도 제대로 보지도 못한채 떠나보내고 말았다. 

 

남겨진 남편의 충격은 상당했고 자신의 몸의 일부가

잃어버려지고 사라진 것같다는 심각한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나 아내와 끝까지 같이 할 수 있었고 마지막까지 자신이 돌볼 수 있었고

아내가 큰 고통을 겪지 않고 떠날수있었다 는 것을 위안으로 삼고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슬픔을 견뎌내고 있다는 순애보 사연이었다. 

 

나이가 들어 자신이 사랑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자신이 평소에 하던

일들을 하나씩 잃어가는 과정을 겪으면서 슬프고 고통스럽지만 아직도 자신에게 남아 있는

기쁨과 즐거움을 애써 찾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에 안타까우면서도 작은 위안이 되었다. 

 

아내는 시력과 청력,기억력도 잃어가면서도 남편의 배려와 사랑을 확인 할수있었고

남편은 아내의 힘든 투병생활을 바라보면서 견뎌내기 힘들고 고통스러웠지만

아내를 위해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이 있다는 사실이 즐겁고 기뻤다는 사실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일방적으로 잃는 것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반대급부로

얻어지는 일들도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감동적인 내용이었다. 

 

한평생 부부의 인연으로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시련과 고통이 많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어 같이 늙어가는 평범한 부부들의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잔잔한 이야기와 사실상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

   

부부가 함께 건강하게 생활할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어느 한사람이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되어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가지 못할 경우 나머지

한사람에게 기대고 전폭적인 도움을 청할수밖에 없는것이 현실이다. 

 

아픈 배우자를 돌보느라 자신의 정상적인 생활도 포기하게 되고

자신의 건강조차 제대로 챙겨볼 여유가없게 된다.

자신의 건강은 아예 뒷전이고 배우자의 치료에 전심전력하게 된다. 

 

초기 증세가 호전되면 또다른 질병이 의심되는 다양한 증세가 시작되고 특정부위의

기능이 상실하게되면 또다른 장기의 기능도 같이 나빠지는 악순환이 지속된다. 

 

배우자의 건강이 호전될 가능성조차 없게되면 간호하고 도움을 주던 사람조차

실망하고 너무 힘에 부쳐 자리에 누울정도가 되고 만다.

오죽하면 기약없은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배우자를 보다 못해 동반자살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 

 

무슨 말을 해야할지 막막하고 안타까우며 가슴저리는 슬픈 사연들이다. 

 

젊은 시절 만나 잘해주지도 못하고 별일 아닌 일에도 서로 다투고 미워하기도 했다.

점차 나이들어가며 좋은 친구처럼 지내다가

자식들 다 결혼시키고 인생의 동반자로 지내게 된다. 

 

그러나 비로소 배우자의 소중함을 조금 알게 될때 질병으로 고생만 하다가

먼저 떠나보내고 홀로 남게 되는 외로움과 고통을 겪게 된다. 

 

말할수 없는 상실감과 슬픔으로 고통받게 되지만 소중했던 추억과 즐거웠던 기억도

함께 갖을수 있다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삼고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