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아직도 보고 듣고 배울 일들이 많다.

덕 산 2017. 12. 1. 14:29

 

 

 

 

 

 

 

 

이철훈(ich***) 2017-11-30 23:46:27

 

찬바람이 사납게 불던 오전에 두통이 심하고 가슴이 답답해 사무실 밖에 나와 있었다.

골목으로 들어서는 입구에 노인이 길한가운데서 일어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빠른 걸음으로 노인에게 다가갔다.

 

80세가 넘어보이는 노인이 일어나보려고 노력해보지만 일어설수 없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노인을 일으켜 세우고 화단턱에 의지하게 하고 어떠신지 ,어디 다치신데는 없는지 물어보았다.

 

제대로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사람의 시선을 맞추지 못하는 상태로 병원을 가시겠냐고 묻자

자신의 집이 가까워 집에가서 쉬고십다는 말인 것같아 집까지 동행하기로했다.

 

노인은 연신 고맙다는 말을 하며 20메터 정도거리의 자신의 집을 가리켰다.

부축하며 걷다보니 생각보다 노인의 체중이 내게 실리지 않아 노인의 몸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 같았다.

 

걸음이 심하게 앞으로 쏠리는 현상으로 노인이 혼자 걸으면 앞으로 넘어졌을 것으로 추측해 보았다. 

천천히 걸으세요 하고 말하면 몸이 자꾸 앞으로 쏠려하며 힘들어했다.

 

도착한 곳은 3층규모의 연립주택건물이었다. 몇층인지 물으니 맨꼭대기층인 3층이라고 한다.

나는 노인을 1층계단에서 기다리라고 말하고 가족을 부를 생각으로 3층으로 올라갔다.

 

초인종을 누르고 잠시 기다리자 80세가 넘어 보이는 부인이 문을 열어준다.

집에 도와줄 가족이 없다는 말에 다시 1층으로 내려와 노인과 3층계단을 올라가기 시작했다.

 

노인은 잠시 쉬면서 기력을 회복한듯 걱정한 것보다는 가파른 계단을 잘오를수 있어 다행이었다.

집에 도착하자 노인은 방안으로 넘어지듯이 들어가 바닥에 그냥 누워버리고 만다.

 

커피라도 한잔하고 가라는 아내의 말에 정신도 없으신 상황에

그냥 나오는 것이 예의라는 생각으로 서둘러 나오게 되었다.

 

연신 감사하다는 과분한 인사를 뒤로하고 다시 서있던 자리로 돌아왔다.

잠시후 부인이 걸어오길래 노인의 약이라도 사러가는 길로 생각했다.

 

부인은 남편이 집안에만 있는 것이 답답해보여 수도요금을 내라고 은행에 다녀오시라고 했던 일이

그만 남편이 길에서 쓰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자신이 대신 은행에 가는 길이라고 말했다.

 

고맙다며 어디서 근무하냐고 묻길래 이건물에서 근무한다고 말하며 헤어졌다.

이틀지난 오늘 내가 근무하는 사무실을 찾아오신 부인을 보고 놀라 인사하니 선물이 든 쇼핑백을 건낸다.

 

 

 

 

 

 

대형마트에서 오늘 사온 진공포장된 큰묶음의 삼겹살을 주며 남편이 고맙다는

말과 함께 전달해달라고 해서 가져왔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식구도 적고 이런 선물을 받는 것자체가 부담스럽다고 완곡한

거절의사를 표했지만 부인은 내손에 선물을 쥐어주고 떠났다.

 

별것도 아닌 작은 도움에 노인부부의 소중한 돈을 지불하게 한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제 적지 않은 나이가 되었다.

 

젊은 시절처럼 건강하지도 않고 운동으로 다져진 몸도 아니다 보니

매년 이런저런 잔병치례를 여러차례하게 된다.

 

조금씩 건강에대한 걱정과 두려움을 갖게 되는 나이가 된 것 같다.

점차 팔다리의 힘이 빠져 제대로 걷기조차 힘들어지기도 하고 시력과 청력,기억력도 예전같지 않을 것이다.

 

아직은 건강하고 괜찮지만 길에서 쓰러진 노인의 모습이 자꾸 떠올라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을 해보게 되었다.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이런 우울한 걱정보다는 반대로 하루하루를 스트레스를 덜받기 위해 자신을 콘트롤하는 방법을

연구해야하고 의식적으로라도 즐겁고 활기차게 일하고 생활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얼마전까지 일하던 소외되고 불우한 사람들에게 음식물과 생필품을 공급해주던

푸드뱅크에서 보고 듣고 배운 현장의 일들을 기억해 보았다.

 

가까이 다가가기 어렵고 힘든 노숙자들을 먹이고 입히고 치료하기위해

매일같이 자원봉사하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기억났다.

 

상당한 지위에 오른 사람들도 있고 많은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 대단한 지식을 갖춘 사람들,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한 시간을 내서 팔을 겉어붙이고 노숙자들을 위해

스스로 자원봉사하고 있는 모습들을 바라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푸드뱅크의 직원들의 모습에서도 배울 점이 많이 있었다. 지원을 약속한 사람들을 만나러

강원도 산길을 달려가고 자신의 지역을 넘어 도와주고 지원하겠다는 사람들을 만나기 위해

아무리 먼곳이라고 피하지 않고 달려가던사람들, 한가지 제품이라도 더 건네주려고 지원을

약속한 곳을 한걸음에 찾아가는 사람들, 쌓여있는 제품을 싣기위해 허리 아픈줄도 모르고

쉬지도 않고 차에 싣고 서둘러 돌아오던 사람들, 휴일에도 사무실에 나와 연장근무하던 사람들 .....

 

자신도 봉사활동을 하면서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강사들의 생생한

자원봉사활동 이야기를 듣고 자신을 돌아보며 그들에 비해 자신의 역활은

형편 없고 부끄럽다고 말하는 봉사자들의 모습들은 깊은 감동을 준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