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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가을 오후 / 독운 김운중

덕 산 2025. 10. 29. 18:32

 

 

 

 

어느 가을 오후 / 독운 김운중

 

치열하게 살다 보니

어느새 창으로 찬바람이 스며드는 거야

 

좁다란 골목 끝에

해를 가린 아파트를 두른 담장에

줄지어 선 은행나무 잎이

어느덧 노오랗게 떠날 채피를 하고 있지 뭐야

 

누이동생은 못 난 오빠 먹으라고

텃밭에서 캣다는 햇고구마를 두고 가며

몸이 아파 치료차 당분간 못 온다는데

뒷모습에 왠지 모를 쓸쓸함이 묻어있었어

 

신종플루에 코로나 바이러스까지

생명은 갈 수록 위태한데

나는 정작 겨울 채비를 못 하고

허물 하나 용서하기에 벅차하는

식은 마음이라니

 

오늘 밤엔 무릎 꿇고

참회의 기도를 해야 겠다

 

마음에 방 먼지를 치우는 덴

기도 만 한 것이 없더라구

 

아이고 내 정신 좀 봐

어머니 기저기 갈아드려야 하는데

또 깜빡 할 뻔 했네

마음 만 바쁘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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