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을 / 김종덕
님 실어 간 소슬바람은
빈손으로 돌아와
찬바람이 뚫은 휑한 마음에
못질을 하고 있다
갈대밭 왜가리 갈 길 잃어 허둥대고
멍한 짱뚱어 가을을 안고 앓고 있다.
지우다 만 낮달은 슬픔만 가득히 안은 채
눈물 나는 맑은 하늘 한스럽게 추스르고
짝도 없이 떨어진 낙엽은 버러진 갈바람에
외로움에 지친 육신을 맡겨두고야 만다
가을 사랑에 묻힌 님
쓰르라미 곡소리에 내 설움 알련마는
가을비에 씻어 버리고 새 님 찾아 나섰을까
잡초 덮인 호수엔
님 마음 안개 되어 피어오르고
목조차 쉬어버린 강아지풀 꽃
세월 가득한 이슬에 젖어
울고 있다
님의 마음에도
내 생각 가득한 가을이 꽉 차 있을 텐데
개망초 하늘거리는 벌판
덜 익은 가을
마음잡기 어려울 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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