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려가지만 동시에 멈추는 삶 / 법상스님
우리가 살아가면서,
잘나간다 싶을 때, 잘나가는 그 상황에서는
잘나간다고 느끼질 않아요.
아직도 부족하지,
과거에는 요정도면 잘나간다고 생각했을 텐데
그렇게 잘나가는 상황이 되고나면
그것은 남들과 비교했을 때 결코 잘나가는 게 아닙니다.
남들도 다 그만큼 사는 것처럼 보인단 말이예요.
그러니까 더 많은 것을 끊임없이 꿈꾼단 말입니다.
그러다가 또 더 화려해지고
더 빛을 그냥 뿜어내게 될 때, 그럴 때,
'야, 이제는 조금 멈출 때도 되었구나'
이럴 줄도 알아야 되는데
우린 그걸 모른단 말입니다.
멈추는 법을 전혀 배우질 못했다.
‘멈춘다’라는 것이
‘일하다가 모든 그 직장을 포기해라’,
이런 얘기가 아닙니다.
그 일은 고스란히 하고도 마음만 비울 수 있어요.
그 일을 고스란히 하더라도 마음만 비우게 되면,
훨씬 우리 몸과 마음에 가해오는
어떤 스트레스나 가해오는 부담감 같은 것들이 훨씬 떨어집니다.
부처님은 깨닫고 나셔서
아무리 그 화려한 빛을 뿜어낼 때라 하더라도
처음 출가할 때의 그 초심을 잃지 않으시고
항상 소박하고 청빈한 가난의 정신,
이것을 놓치지 않고 끊임없이 사셨단 말입니다.
그럴 때는 그것이 바로,
매 순간순간 멈추는 삶이고,
매 순간순간 그칠 줄 아는 삶입니다.
나아가지만 그 사람은 나아가면서
동시에 그치고 있는 겁니다.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지만
동시에 그는 멈춤의 삶을 항상 지니고 있는 겁니다.
달려가지만 멈추고 있는 겁니다.
달려도 달린 것이 아니고
멈추더라도 멈춘 것이 아닙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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