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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밤 / 윤동일

덕 산 2025. 6. 11. 06:26

 

 

 

 

 

초여름 밤 / 윤동일

 

이것은 순전히 어렸을 적의 단순한 기억

어둠이 소리없이 물결처럼 밀려오면

돌담길 분꽃

이제야 깨어나서

꽃단장 하며

함박웃음 짓는다

 

저기 저 수많은 별

누가 오라 손짓하지 않아도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오작교를 놓았다

 

장독대의 봉선화

오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손톱에 붉은 물 드리겠다는 신념

오매불망 초여름 밤

지나가고 없지만

 

모깃불 타는 냄새

지금도 코속에서

맴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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