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 밤 / 윤동일
이것은 순전히 어렸을 적의 단순한 기억
어둠이 소리없이 물결처럼 밀려오면
돌담길 분꽃
이제야 깨어나서
꽃단장 하며
함박웃음 짓는다
저기 저 수많은 별
누가 오라 손짓하지 않아도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오작교를 놓았다
장독대의 봉선화
오누이 오기를 기다리면서
손톱에 붉은 물 드리겠다는 신념
오매불망 초여름 밤
지나가고 없지만
모깃불 타는 냄새
지금도 코속에서
맴을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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