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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에 / 돌샘 이길옥

덕 산 2025. 5. 12. 08:27

 

 

 

 

 

초여름에 / 돌샘 이길옥 

 

누가 그린 것일까.

이리 푸른 풍경을

그 속에 빠져

날개를 퍼덕이는 흰나비 한 마리를.

 

사시절 둥그런 테두리에서

오늘을 대하기에 변함이 없는데

나는 나래를 퍼덕이는 나빌까.

 

신맛 나는 과일을 짓씹으며

얼굴을 찡그리는

나의 부끄러운 생활 속에다

누가 부드러운 손을 흔들었나.

향 짙은 꽃을 피웠나.

 

훅 바람을 일궈놓고

수천의 잎을 날리는

찔레꽃 향 짙은

사랑아.

다스한 손으로 모아

정을 밑거름한

사랑아.

 

초여름의 풋풋한 수액에서

싱싱하게 영그는 젊음의 풍경에서

나는 나비로 분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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