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

길 동무 / 이길옥

덕 산 2012. 12. 23. 15:13

 

 

 

 

 

 

길 동무   

        - 돌샘 이길옥 -

 

 

 

첫 발을 옮겼을 때

쏟아 붓던 환호와 박수 속에

파닥이던 빛에서

위태로운 내일이 웃고 있었다.

 

 

지천으로 깔린 길을 하나 골라잡아

흔들림 없기를 염려하던

내 어머니의 아린 가슴에서 피던 꽃은

꺼져가는 기억의 구석으로 풀이 죽어 시들고

 

 

애써 부족함을 덮으려는 웃음을 꺼내며

구차한 변명의 손을 내밀고 몸부림치지만

어둠의 골만 깊어 간다.

 

 

어둠의 치맛자락에 감싸여

숨 막히는 가슴 복판에 꽂을 불씨 하나

말없이 건네줄 따뜻한 손길 그리운 날.

 

 

세찬 바람에 얼굴 할퀴며

나서는 삶의 길목에서

색 바랜 정의 속살이라도

나누어 줄 작은 배려가 그리운 날.

 

 

내게 살며시 다가온 것은

내 발걸음 따라

살포시 웃음 하나 건네 준 것은

잡초 더미에 묻혀 피는 들꽃

눈치 보지 않고,

굴하지 않는 끈질긴 네 근성이

나의 영원한 길동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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