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동무
- 돌샘 이길옥 -
첫 발을 옮겼을 때
쏟아 붓던 환호와 박수 속에
파닥이던 빛에서
위태로운 내일이 웃고 있었다.
지천으로 깔린 길을 하나 골라잡아
흔들림 없기를 염려하던
내 어머니의 아린 가슴에서 피던 꽃은
꺼져가는 기억의 구석으로 풀이 죽어 시들고
애써 부족함을 덮으려는 웃음을 꺼내며
구차한 변명의 손을 내밀고 몸부림치지만
어둠의 골만 깊어 간다.
어둠의 치맛자락에 감싸여
숨 막히는 가슴 복판에 꽂을 불씨 하나
말없이 건네줄 따뜻한 손길 그리운 날.
세찬 바람에 얼굴 할퀴며
나서는 삶의 길목에서
색 바랜 정의 속살이라도
나누어 줄 작은 배려가 그리운 날.
내게 살며시 다가온 것은
내 발걸음 따라
살포시 웃음 하나 건네 준 것은
잡초 더미에 묻혀 피는 들꽃
눈치 보지 않고,
굴하지 않는 끈질긴 네 근성이
나의 영원한 길동무다.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물과 마음의 깊이 (0) | 2012.12.24 |
|---|---|
|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 (0) | 2012.12.23 |
| 재 물 (0) | 2012.12.22 |
| 인생이라는 강 / 石香 김경훈 (0) | 2012.12.22 |
| 인생 삼락(人生 三樂) (0) | 2012.12.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