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 김택희
입에 넣어 주던 것이 버찌였나
붉은 얼룩이 주루룩
열정마저 물러버린
막막함이
다시 왁자하게 울음을 놓는다
밟힌 목련처럼
대책 없는 소란의 계절
새벽 세 시는 넘치는 부재 은밀한 압박
웅크린 등 뒤로 마구 달려들어
쪼그려 앉아
빽빽한 삼나무 숲 그리면
돌아가고 싶어 붉어진 등 뒤와 머물지 않을 시푸른 자존이
엎어놓은 몽환의 그림자
강물로 흐르지
귓전을 타고 흐르는 스메타나의 몰다우
간극을 좁히는 물 따라
몸이 촘촘해져
무른 시간 달래다 희부연 모퉁이
내게로 돌아오는 길 잃어
오래도록 붉어
반응형
'좋은 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폭염 / 유지소 (0) | 2024.08.07 |
---|---|
소나기 / 곽재구 (0) | 2024.08.06 |
삼복더위 / 허용회 (0) | 2024.08.04 |
8월의 어느 날 / 은파 오애숙 (0) | 2024.08.02 |
8월의 고향 / 김사랑 (0) | 2024.08.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