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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伏더위 공포 / 정이산

덕 산 2024. 7. 26. 07:33

 

 

 

 

 

다가오는 伏더위 공포 / 정이산

 

이른 아침에 길을 나서니

이웃 동네로 이어진 시골길에서

대형 트럭의 짐칸 철창 속에

큰 돼지들이 가득 실려서

마을 앞 도로로 다가온다.

 

새벽이슬이 마르지도 않은

안개 낀 국도를 달려서

'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런 생각은 하는 내가

정말 이상한 사람일까?

 

부처님은 계송으로

"인자한 마음으로

생물을 죽이지 않고

항상 제 몸을 잘 단속하면

거기는 죽음이 없는 곳,

어디를 가나 근심 없으리라. 

 

인자하여 생물을 죽이지 않고

말을 삼가고 마음을 지키면

거기는 죽음이 없는 곳,

어디를 가나 근심 없으리라."라고

읇으셨고 말한다.

 

'살아 있는 것들을

함부로 살생하지 마라!'라는

부타의 가르침은 볼 수 없고

생고기, 불고기, 갈비 천국이요

삼복더위가 다가오면

인간들의 몸보신을 위해서

죽음의 공포에 떠는

살아 있는 짐승들이

그 얼마인가 떠올려 본다.

 

피할 수 없는 복더위

피할 수 없는 죽음의 공포

사랑하는 그대여!

저 소리를 들어보았는가?

고통으로 울부짖으며

죽어가는 짐승들의 소리를

우리는 무엇을 먹고

몸보신을 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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