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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 남연우

덕 산 2024. 7. 10. 08:44

 

 

 

 

 

장대비 / 남연우 

 

물로 만든 죽창들이 쏟아집니다

먹구름 뒤에 참호를 파놓은 그대가

일제히 수직 관통상을 입힙니다

 

뇌우가 거처하는 하늘 아래

숨을 곳이라곤, 허허벌판

무작정 뛰다가 허우적 걷다가

 

비닐우산을 잃어버린 머리카락 끝에

슬픔의 촉이 뾰족한 빗방울들이

습한 습성을 파쇄하는 소리

 

그대 창가에도 들리나요

하룻밤 새 장대높이뛰기 한

우후죽순들을 바라보나요

 

백련이 오소소한, 나의 여름은

연잎을 스쳐 간 장대비가 부러집니다

한차례 잔물결이 일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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