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비 내리던 날 / 박언지
배냇골 가는 길
800고지
운무에게 내어준
산허리에 장대비
후미진 계곡과 숲을
출렁이는 바다를 만든다
바람에 부서지는 적락운운
빗물 사이로
떠돌던
소나기의 회한인가
산꼭대기의 물상을 지운다
숲을 헤집고 길을 찾는
계곡물은
산허리를 껴안으며
수심을 모르는 바다가 된다
바다는 산사에서
가부좌 하고
오랫동안 염주를 돌리는
할머니의 회심곡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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