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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의 추억 / 김금자

덕 산 2024. 7. 5. 09:11

 

 

 

 

 

장마의 추억 / 김금자

 

반기지 않아도 여름 문지방을 넘어와

밤 같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면

굵은 빗줄기는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대지의 품에 안겨 둘만의 밀애를 나눈다

 

고인 빗물처럼 가슴이 흥건히 젖으면

소용돌이치는 태풍의 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천둥, 번개의 불꽃처럼 뜨거운 밤을 살랐지

 

잉태된 소중한 것을 지키려

삶과 죽음의 깊은 물살을 거슬러

내려놓고 퍼내 버린 시기와 질투

 

긴 장마로 그립고 보고픈 날에 이끼가 끼고

여우비에 거미줄 같은 이야기가 무성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허무

 

휘몰아치는 태풍에

심연의 바다를 뒤엎는 애별의 눈물

무지갯빛 행복은 어느 구름 속으로 숨어든 걸까

 

인생이 비바람에 떨어진 과일 같고

고무신처럼 떠내려간 여름 추억이

장마에 휩쓸린 풀뿌리 같아도 끝은 미려하다.

 

 

반기지 않아도 여름 문지방을 넘어와

밤 같은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면

굵은 빗줄기는 메마른 가슴을 적시고

대지의 품에 안겨 둘만의 밀애를 나눈다

 

고인 빗물처럼 가슴이 흥건히 젖으면

소용돌이치는 태풍의 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천둥, 번개의 불꽃처럼 뜨거운 밤을 살랐지

 

잉태된 소중한 것을 지키려

삶과 죽음의 깊은 물살을 거슬러

내려놓고 퍼내 버린 시기와 질투

 

긴 장마로 그립고 보고픈 날에 이끼가 끼고

여우비에 거미줄 같은 이야기가 무성하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구름 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허무

 

휘몰아치는 태풍에

심연의 바다를 뒤엎는 애별의 눈물

무지갯빛 행복은 어느 구름 속으로 숨어든 걸까

 

인생이 비바람에 떨어진 과일 같고

고무신처럼 떠내려간 여름 추억이

장마에 휩쓸린 풀뿌리 같아도 끝은 미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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