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훈(ich***) 2018-08-20 14:43:2
소설가란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을 조금만 내리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인간입니다 라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대답한다.
세상의 많은 것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듣고 관찰하는 일들을
하지 않고서는 자신의 글로 표현 할 수 없다는 말일 것이다.
그리고 왜 판단은 조금만 내리라고 했을까 자신은 글을 쓰는 소설가이지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고 최종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당연히 독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라고 생각했다.
많은 것을 관찰하고 판단을 절제하는 것이 소설가와 작가만의 모습도 전유물도 아닐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게 생활하던 젊은 시절도 지나고 조금씩 나이가 들어가면서 크게 기지개도 펴보며
그동안 건성으로 바라보며 지내왔던 주위를 돌아보는 작은 여유도 생겨난다.
새해가 시작 된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여름의 끝자락을 지나가고 있다.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찌는 듯한 폭염날씨도
한층 누구러 지면서 참고 견딜만하게 되었다.
겨우 정신을 차리고 조금씩 주위를 돌아볼 여유도 생기고
매일같이 일어나고 있는 사건과 사고도 제대로 챙겨보게 된다.
작가가 아닌 사람들도 자신의 생활주변에서 발생하고 있는 크고
작은 변화들을 얼마든지 느끼고 감상하며 관찰 할 수가 있게 된다.
혹독한 추위와 바람을 견디며 간신히 버티며 앙상하게 서있던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들도 봄을 맞아 생기를 되찾게 된다.
작은 공원의 잘 단장된 화단에서 예쁘게
피어나고 있는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한창이다.
어느새 짧은 봄을 지나 시민공원의 작은 분수를 임시로 어린이 수용장으로
개조하여 물놀이를 하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모습도 보인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가족과 연인들이 산과 바다로 떠나는 자동차의
행렬을 바라보며 벌써 마음은 넓고 푸른 바다로 향한다.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며 천천히 바다 속으로 사라지는 석양의
장엄한 모습은 벅찬 감동은 물론이고 숙연한 마음까지 든다.
계절의 변화에 의한 주위를 관찰하는 시야도 넓어지지만 나이가 들어가면서 매일같이
발생하는 사건과 사고를 대하는 자신의 관점과 관찰력이 상승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사회적, 경제적인 약자에게 함부로 폭언과 고압적인 위세를 부리는 비열한 갑질이
아직도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뉴스를 접하게 되면 당장은 화가 나고 흥분하게 된다.
여론의 호된 비판으로 일시적으로 수면 아래로 잠복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부적으로는
전혀 개선되어지지 않고 언제든지 재발 할 수 있는 고질병처럼 심각한 현실이다.
사건이 발생 할 때만 반짝 주목을 받고 곧 잊혀 져 버리고 마는 관심과 관찰보다는
누구에게나 발생 할 수 있는 심각한 사건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갖는 것이 꼭 필요하다.
자신의 생각과 주장 ,이념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사건과
사고를 바라보는 관점과 관찰력이 달라져서도 안 된다.
유사한 형태의 사건과 사고를 자신의 이해관계와 유불리에 따라 바라보고 판단하는
자신의 주관과 관점이 흔들리고 그때그때 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르게 표현되어서도 안 된다.
자신이 관계된 경우에는 이런 방식으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그렇지 않은
반대경우에는 정반대의 판단과 결정을 하게 된다면 잘못된 관심과
관찰로 인한 또 하나의 새로운 갑질을 하고 마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가장 싫어하고 혐오하는 갑질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제대로 된 관심과 관찰을 통한 절제되고 정확한 판단력이 요구되어진다.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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