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진주혼식(眞珠婚式)

덕 산 2018. 6. 12. 10:34

 

 

 

 

 

 

 

 

김홍우(khw***) 2018-06-11 12:29:38

 

서양풍속이라지만.. 이제는 아니 벌써 오래 전부터 우리 생활 곳곳에서 전통의 우리풍속 보다는 서양풍속이

더 대우와 대접을 받는 시대가 되었고.. 그래서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등이 이미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명절처럼 되었는데 여기에 착안한 상술들이 등장하게도 된 바 바로 빼빼로 데이, 초콜릿 데이.. 등 인데 급기야는

이러한 서양문화의 반동 작용으로 짜장면 데이, 가래떡 데이 등이 등장을 하였습니다.

이에 유머 넘치는 어떤 이들은 기회를 포착할 때마다 말하곤 하지요. “버스 온데이.. 지나 갔데이.. 멀리 갔데이..”

 

우리 것이 좋은 것이야..” 민족정기와 혼을 살리겠다는 거창한 구호도 삽입되어 있는 모양으로 우리 것을 지키자는

몸부림의 모습이기도 하지만 우리 모두가 서양 옷을 입고 늘 생활을 하고 있고 또 평생을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을

돌아보게 된다면 우리의 것을 넘어서서 세상의 것을 우리의 것으로 삼아야 하고 그 포용이 주는 즐거움이 삶의

유익이 된다고 한다면 굳이 손사래를 치며 서양 것을 내몰자고 할 일도 없다는 생각입니다.

또 사실은 그 모든 것이 대부분 젊은이들의 유행과 풍속으로 그냥 한 때의 놀이문화 일 뿐이며

시대마다 제각각의 모양으로 부침을 거듭해 온 것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결혼 데이’.. 라고도 할 수 있는 혼인풍속도 이미 서양문화의 지배를 받은 지 오래인데 이제 혼기가 차서

곧 결혼을 하여야 하는 우리나라 대한민궁의 여인들은 거의 모두가 서양식 하얀 색 면사포와 드레스를 입고

혼인의식을 치르려고 하지 우리식 족두리를 쓰고 연지곤지 찍고 하려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편의의 이유가 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서양식 하얀색 드레스의 화사함과 화려함이 여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그 첫째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미 서양 것을 넘어 우리식 결혼예식이 되어 우리생활 속 고지에 부동의

깃발을 꽂은 지도 이미 오래이지요.

 

 

 

 

 

 

 

돈을 받고 결혼예식에 필요한 것들을 제공 하는 전문 결혼식장 영업문화도 우리나라와 일본을 제외하면 세계적으로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사회 풍속도이고, 우리나라에서나 일본에서나 그렇듯 서양식 결혼 예식장은 많이 있지만

전통혼례식장같은 것은 그야말로 가뭄에 콩 나듯 거의 보기 힘들고 무슨 마을 행사가 있다든가 아니면

어디 어디 관광명소에서 외국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지역 문화 행사 속에서만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라서 쯧

하는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비록 혼례의 모양이 서양식이라고 하여도 예식 뒤에 있어지는 폐백순서만큼은

우리 전통모양대로 (물론 그마저도 이것저것 다 생략한 약식이지만)하고 있다는 것에 위로를 삼아야하겠습니다.

 

결혼식을 서양식으로 했느냐 우리식으로 했느냐 하는 것은 뭐 크게 중요한 것으로 마음에 둘 필요는 없을 것 같고..

그보다는 그 결혼식의 주인공들은 물론 양가와 하객들 모두에게 큰 즐거움이 되고 오래 오래 기억에 남을 만한

축복의 추억거리가 되었느냐하는 것과 그렇게 맺어진 한 쌍의 신혼부부가 행복하게 잘 살고 있느냐 하는 것이

천만 배는 더 중요한 것이 분명합니다. 그래요.. 늘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이 이어지기를...

 

서론이 좀 길어졌습니다만, 바로 오늘이 저희 부부의 결혼 30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그래서 사전을 찾아보니

이 날을 이름 하여 진주혼식(眞珠婚式)’이라고 한답니다. 그리고는 뭐 “..결혼 30년이 되는 부부가 서로 진주를

선물로 주고받으면서...”라는 설명이 이어지고는 있지만 쯧, 그냥 거기까지만 읽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진주선물을 주고받는 것까지는.. 생략하고 큰 아이를 사진사로 하여 오랜만에 아내가 원하는 곳으로

바람을 좀 쐬고 올 예정입니다.

 

우리가 결혼 한지 벌써 30년이 되었네....”

 

그래서 좋다는 것인지 싫다는 것인지.. 엊그제 아내의 낮은 목소리를 뒷 잔등에 얹으면서 짐짓 모른 척 TV 리모컨을

부지런히 조작하기만 하였으니 참 무심하고 분위기 없는 남편과의 30년 세월이었다는 탄식의 소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마누라.. 지난 30년 동안 힝 하고 서로 삐친 적은 몇 번 있지만 소리를 지르거나 하면서 부부싸움을 한 적은

한 번도 없잖아.. 없어서 밥 굶은 적 없고.. 예쁜 두 딸 아이를 낳아서 대학 공부까지 잘 시켰고..

각각의 역할을 있는 자리에서 잘 하고 있으니 그저 감사할 것뿐이고..

 

 

 

 

 

 

산골마을 작은 교회의 넉넉지 못한 목사가정이기는 하지만 모이면 즐겁고 웃음소리가 이어지고 또 손에 손을 붙잡고

감사기도를 하면서 하루를 마름하고 잠자리에 들어가는 믿음의 가정으로 처음부터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으니

얼마나 많이 축복 받은 가정이고 그래서 복 된 가정이며 또 그래서 행복한 가정인데 그 중심에 모든 어려움을 참고

견디면서 잘 따르고 도와주면서 돕는 배필의 역할을 충심으로 오늘까지 이어온 마누라.. 그대의 공로가 크다오.. 하고

마음속으로는 말하고는 있지만.. 입 밖으로 내어 아내에게 말할 수 있을지는...

허허 저와 비슷한 세상의 남편들이여!! 더욱 분발합시다!!

 

진주(眞珠)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찌감치 보물로서 기록된 것들 중에서도 선두에 서있지요. 그래서 고대 여인들도

진주로 장식을 하였던 모양들이 속속 발견되어지곤 합니다. 아름답고 영롱하면서 변하지 않고 오래가는 보물 진주입니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잘 아는 대로 진주는 조개들 속에서 형성되고 만들어지는 것인데 사실 그것을 물고 있는

조개에게는 큰 고통이라고 하지요. 어쩌다가 살 속 깊은 데로 들어와서 신체구조 상 퉤 뱉어버릴 수도 없고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는 것으로 원형의 모양이 되기까지 숱한 시간이 지나야 하며 그 동안의 부드러운 조개 살은 상처가 나고

아물기를 거듭한 것으로서의 결과물이 바로 진주라고 합니다...

 

.. 어쩌면 부부로 만나 한 평생을 함께 사는 모양도 이와 같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어찌어찌 만나고 사랑하여

한 지붕 밑에서 살아가게 되었지만 늘 좋은 날들이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어서 서로 다투기도 하고 싸우기도 하고

상처를 주고 입기도 하고.. 어떤 때는 퉤 하고 휙 뛰쳐나가버리고도 싶은 때가 없지도 않았지만.. 그러한 모든

모양들을 인고(忍苦)의 세월로 이겨낸 이들이 결국에는 아름다운 진주의 모양보다 더 아름다운 가정이

선물로 훈장으로 주어지게 되는 것이지요.

 

누가 처음 만들어 내었는가.. 결혼 1주년.. 10주년.. 어느 덧 25년 은혼식을 지나 30년 진주혼식.. 이제는 50

기념일이라는 금혼식도 그렇게 멀게 생각되지 않습니다. 건강백세의 시대이니 기대를 해보아야겠지요..

그때 되면 우리 부부는 어떻게 변해 있을까.. 손주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 케잌의 촛불들을 향하여 여전히

힘 있는 큰 숨을 모아 불어낼 수 있을까.. 여러 가지로 궁금하기는 한데.. 그 역시 잠깐 뒤에 벌어질 장면들이

분명하니 지금부터라도 부지런히 건강을 잘 챙겨서 후욱 하고 촛불만큼은 단숨에 모두 꺼버릴 준비를 하여야 할 터입니다.

자 은혼식, 진주혼식 그리고 금혼식을 바라보시는 분들과 그리고 이미 지나신 분들의 건강백세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산골어부 2018611 / 출 처 : 조선닷컴 토론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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