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각 이전, 텅빈 "공"의 세계로 귀향 / 법상스님
어리석은 범부들은
나를 나라고만 보아
나에 집착한다.
그러나 필경에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나니
나를 비우고
내 것이라는 생각을 비워야 할 것이다.
법이란 생각을 일으키면
나와 법이 생기고,
법이란 생각이 사라지면
나와 법도 사라진다.
한 생각 일으키면
세계가 나뉘고
한 생각 놓으면
세계가 고요하다.
[빈비사라왕영불경(頻琵娑邏王迎佛經)]
이 세상엔 ‘나’도 없고, ‘내 것’도 없으며,
‘너’도 없고, ‘세상’도 없다.
그렇기에 깨달아야 할 ‘중생’도 없고,
깨달을 그 어떤 ‘법’도 없다.
본래 텅 비어 있었으나
한 생각 일으킴으로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
‘나’라는 생각을 일으킴으로 내가 만들어졌고,
법이란 생각을 일으킴으로 법이 만들어졌다.
한 생각 일으키면
이 세상 모든 것이 만들어지고 나뉘며 차별되지만,
한 생각 놓으면 세계가 고요하다.
본래 나뉠 것이 없었던
생각 이전의 텅빈 공의 세계로 귀향한다.
그러면 어떻게 한 생각을 놓을 것인가.
한 생각 일으킬 때 잘 지켜보면 저절로 놓여진다.
한 생각 일어나기 이전의 마음자리를 잘 관하라.
다만 바라보면 사라진다.
다만 지켜보면
놓여지고
놓여질 때 세계는 처음처럼 고요하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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