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깨어 있으라
일어나는 순간 그냥 일어나야 합니다.
알아차리고 분별이 올라오기 전에
바로 일어나야 합니다.
자명종이 울리는 순간 우리의 의식은
희미하게 깨어나기 시작합니다.
의식이 깨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분별심이 활동하게 됩니다.
'너무 피곤해' '조금 더 자야지'
'내일부터 일찍 일어나자'
'지금 일어나면 낮에 못 견딜거야'
'딱 5분만' 하는 이런 분별심이 일어나서
우리의 의지와 싸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의 의지가 이기면 일어나는 것이고,
지게 되면 다시금 잠으로 떨어지는 것이지요.
그렇게 싸워선 안 됩니다.
그저 알아차리면서 저지르는 것이 최선입니다.
일어나는 순간 올라오는 분별심,
일어남을 방해하는 피곤한 몸을
먼저 있는 그대로 알아차립니다.
있는 그대로 알아차림으로써 분별심이며
피곤한 몸에 휘둘리는 일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서 우리는 저질러야 합니다.
일어나는 순간 분별심과 싸울 것이 아니라
자명종이 울리고 깨어나는 순간
관하면서 그냥 일어나는 것입니다.
깨면 그냥 일어나기만 하는 것입니다.
일단 분별해 보고 일어나선 안 됩니다.
그냥 그야말로 그냥 일어나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냥 세면장으로 가는 것이고,
세수부터 하는 것입니다.
그리곤 108배를 하고,
독경을 하고 그렇게 정진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오늘은 너무 피곤하니까 108배 하기
어렵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다 놓아버리고
그냥 일단 시작부터 해 보는 겁니다.
그러다가 3배밖에 못할지, 50배밖에 못할지
아니면 그러다가 108배를 하게될지
그건 미리 판단할 문제가 아닙니다.
관하는 순간 빨리 저질러 움직여야지
그러지 못하면 분별심이 우리 의식을
잠식해 갈지 모릅니다.
수행자의 힘은 저지르는 데서 옵니다.
매일 아침 분별심이며 피곤한 육신과 싸우지 말고
몸과 마음을 가만히 관찰하면서
오직 저질러 행하시기 바랍니다.
몸과 마음에서 일어나는 온갖 마장들을
잘 조복시키고 새벽에 깨어 있으시길 빕니다.
새벽에 성성하게 깨어 있어야 모름지기
수행자라 할 수 있습니다.
- 법상스님의 목탁소리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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