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겨울의 담쟁이 / 淸草배창호
겨우내 성에의 일생은
차마 한순간이래도 야단 떨지 않는데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하늘도, 땅도 뒤흔드는 살얼음 딛는
분별없는 촌극이 홍수를 이룬다
철썩이며 절벽을 야금야금 패게 하는
파도는 날로 꼭짓점으로 치달아
틈새마다 무리를 이루는
시류時流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엄동嚴冬이 칼날같이 매섭고 혹독하여도
해빙解氷의 봄 꿈을 향한 시작의 발판은
사계四季가 품어야 할 섭리이듯이
창 너머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더라
바람은 불어야 바람인 것을,
생명의 존엄을 향해 영겁을 마다 않고
담벼락을 기어오르는
담쟁이의 사투가 여기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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